증권가, 롯데지주株 단기 조정시 매수 추천
배당성향↑·로열티수익·핵심계열사 IPO로 장기상승 전망
롯데쇼핑, 중국發 저평가로 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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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기자]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선언한 롯데 4개 계열사 재상장이 2영업일 후로 다가왔다. 한달만의 거래 재개를 앞두고 증권가에선 다양한 셈법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지난 8월말 롯데그룹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4개사의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결정했다. 해당 회사들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하고 각 회사의 투자부문을 하나의 합병회사로 만들어 롯데지주로 출범한다. 롯데지주와 각 4개 사업회사는 지난 9월 28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돼 오는 10월 30일 재상장, 매매가 재개된다.
롯데지주 전환 구조 <자료=BNK투자증권> |
전문가들은 롯데지주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부담은 있지만 중장기 차원에선 지주사 전환이 상승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단기 주가 부담에 대한 근거는 향후 6개월내 해소해야 하는 물량, 즉 오버행 우려 때문이다.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67개)는 없앴지만 추가적인 순환·상호출자가 생겨났다. 롯데그룹은 여전히 이를 해소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6개월내 출자고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롯데정보통신,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등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 지분(약 7.3%)을 매각해야 한다. 이 때 신동빈 회장이 해당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과정에서 출회될 수 있는 일부 계열사들의 롯데지주 지분은 신동빈 회장이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총수 입장에서는 6개월 동안 롯데지주의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또 지주사 전환 이후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주식 교환에서도 지주사의 주가가 낮을수록 오너가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것이 통설이다. 보통 오너가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 지분을 지주사에게 넘기면 지주사는 오너에게 지주사 주식을 주는 방식의 현물출자를 단행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교환 시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은 자회사의 주가가 강세인 경우,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주식 교환 전까진 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분정리 과정에서 주가가 변동성을 키우더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선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상승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자회사를 통한 로열티 수익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일부 자회사의 IPO 등 각종 호재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주사 설립 이후 점진적으로 배당을 늘려 배당성향을 30%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롯데그룹 전 계열사의 작년 매출액(68조원)에서 0.2% 가량을 브랜드 로열티 비율로 가정해도 연간 롯데지주가 벌어들이는 로열티 금액만 1366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7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도 잠재적인 주가상승 요소가 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그룹내 지배력이 확고해지더라도 시장에서 보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아직까지 불씨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 청구권을 사용해 현금을 확보한 신동주 회장에게 남겨진 카드는 롯데지주사 지분 매입 정도로 예상된다"며 "신 회장의 기존주주를 대상으로 한 지주사 지분 매입 타진 또한 변수가 될 수 있기에 롯데 입장에선 주주 지지 확보 차원에서도 지주 및 계열사의 주가 부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 롯데쇼핑과 계열사 지분을 매각한 신동주 회장이 새로운 지주사의 지분을 매입할 경우, 향후 지분 경쟁 기대감으로 신설 롯데 지주사의 주가상승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지주사 전환 이후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는 롯데쇼핑이다. 회사 분할로 롯데카드, 코리아세븐 등 핵심 자회사가 지주사로 옮겨가면서 단기적인 순익은 감소하겠으나 중국 사업 철수로 인한 적자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지난 2분기 사드 영향으로 저평가된 주가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을 통한 핵심 자회사의 이관으로 내년 당기순이익이 1630억원 감소하겠지만 중국 사업철수 결정을 통해 연간 2000억원의 영업적자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영업이익은 30%, 당기 순익은 50%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롯데쇼핑은 2분기 어닝쇼크 기록 이후 실적하향 조정으로 현 주가는 역사적 PBR 최하단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중국 사업 철수와 매각으로 중국 사업에 대한 잠재 리스크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