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구속연장후 첫 공판서 작심발언
최순실에 격한 감정 드러내
"정치보복은 내게서 마침표 찍기를"
[뉴스핌=김기락 기자] 뇌물 등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기한이 연장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오늘 변호인단이 사임의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또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겨냥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이라고 감정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6개월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동안 재판했는데 다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변호인들은 물론 저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재판 받은 심경에 대해선 “구속돼 주 4회씩의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며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왔고 이로 인해 저는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고 회고했다.
끝으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게는 관용이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앞서 법원은 SK그룹과 롯데그룹 뇌물 혐의에 따른 구속영장을 박 전 대통령에게 발부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기한은 최대 6개월간 연장됐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해 최순실과 함께 법정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