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전 '무인 자동차 비전' <사진=이현경 기자> |
[뉴스핌=이현경 기자] 다가올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로봇 공학 기술 등을 결합해 사물을 지능화하는 서비스가 일어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도시에서 인터넷 산업의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주거, 교통수단, 제조업의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우리가 숨 쉬고 밥을 먹고 일하고 휴식을 취하는 삶의 터전이 바뀔 날이 머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 2017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다.
이번 비엔날레는 ‘도시 건축’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다. ‘도시 건축’은 건물의 외형 설계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통신, 기술, 기능 시스템 구축 등을 모두 포함하는 공간의 이야기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도시 건축’은 물리적인 공간 내에 인터넷, 정보, 데이터 콜렉션 시스템을 일컫는다.
무인 자동차가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이 문제는 도시 디자인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를테면, 무인자동차가 사고 없이 다니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길도 달라야 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기획한 배형민 총감독은 “자동차가 스마트해지면 길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자동차의 센싱이 길에 작동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한 자동차가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주제전(무인 자동차 비전) 도시 관람하는 배형민 총감독과 취재진 <사진=서울디자인재단> |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전시는 DDP, 돈의문박물관마을, 세운상가, 창신동특별전시장, 모토엘라스티코에서 이뤄진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도시 건축과 관련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전시도 공개됐다. 기예르모 페르난데스와 아바스칼의 ‘무인 자동차 비전’이다. 무인자동차시대에는 자동차가 도시에서 스스로 길과 사람을 감지하며 움직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니까 관람객들은 자동차의 관점을 보게 되는 것이다.
배형민 감독은 “우리가 사는 지금의 도시는 자동차를 타는 사람, 걸어 다니는 사람을 위해 설계 된 거다. 앞으로 무인자동차가 상용화가 된다면 자동차가 인지하는 도로로 바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 감독은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융합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이다. 현재 시멘스가 이 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도 참여하고 있다. 만만찮은 작업인 건 분명하다”라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도심제조업도 바뀐다. 이미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대량 고용의 법칙을 깨지고 있다. 큰 부지에 공장을 세우지 않고 도심 내 제조업으로 재탄생 될 거라는 의미다. 배형민 총감독은 “생산의 단위가 작아지기 때문에 산업 구조가 완전히 바뀐다”며 “도시 안에 생산 기반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형민 서울건축비엔날레 총감독 /이형석 기자 leehs@ |
그는 세운상가, 을지로 공구상가, 창신동 봉제작업장을 도시 재생사업으로 육성하기 좋은 곳으로 꼽았다. 세운상가는 한국의 산업화시기에 전자, 전기 사업을 이끈 곳이지만 1987년 용산 상가가 세워지면서 예전의 명성을 이어나가지 못한 곳이다. 그는 세운상가를 도시 건축의 재생 산업이 가능한 곳으로 꼽은 이유에 대해 “진공관 스피커라든지, 여러 기술의 노하우가 아날로그적이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북촌한옥마을이 성과를 낸 이유와 동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드테크놀로지와 뉴디지털 산업이 한 장소에서 만나면 생산도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의 밀도를 이용한 도심 제조업에 대해서는 창신동 봉제작업장을 언급했다. 그는 “샘플 시장이 유력하다. 부품을 수정이 필요할 때, 멀리 있는 제조공장에서 받을 수 없지 않나. 이 문제를 바로 해결할 만한 도심형 제조업이 창신동 봉제작업장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산업 혁명으로 나아가는 전환기에 있어서 우리의 당면한 문제를 푸는 해법은 ‘공유’에서 찾을 수 있다. 환경, 공해, 재생 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배형민 총감독은 “환경, 경제, 사회 양극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있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우리가 잘살든 못 살든 기업이든 공공이든 개인이든 커뮤니티든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