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거리 주변 대치동 학원가에는 크고 작은 학원들이 수백 개가 밀집해 있다. 학원 이름도 비슷비슷해 처음 봐서는 분간도 어렵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대치동학원가 /이형석 기자 leehs@ |
하지만 학원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학원은 아니다. 어느 곳은 어떤 과목 전문학원이라고 돼 있고, 아무개 이름을 내 건 곳도 있으며, 별 설명 없이 무슨무슨 보습학원이라는 곳도 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또, 요즘 대치동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서울大' 보다 '강大'...학원과 '전문'학원은 다르다?
예전에는 '서울대' 나온 강사들이 인기가 많았다. 요즘은 '강대'(강남 대성학원의 약칭) 출신을 더 쳐준다고 한다. 목동과 상계동 학원가에서는 '대치동' 출신 강사라면 일단 환영이다.
하지만 맹신은 금물이다. 학부모 정보교류 카페 '국자인'을 운영하는 이미애 대표는 "학원들이 (유명 강사를) 말로 만들어 내는 경우도 많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대치동의 모 학원은 거의 2년마다 강사가 바뀌는데, 대부분 듣도 보도 못한 사람을 엄청나게 포장해서 유명강사로 만든다"며 "논오픈(non-open)식 팀 수업이라며 비싼 값을 받는데, 대부분 학원장과 상담실장들 주머니로 들어가고 정작 월급쟁이 강사들의 몫은 적다"고 밝혔다.
이렇게 대치동에서 몇 년 거친 강사들은 목동 등 다른 지역에 '대치동 유명강사'로 둔갑하기도 한다. 아예 '××전문학원'이라는 이름으로 학원을 차리고 스스로 원장 겸 대표강사가 되기도 한다.
이 대표는 "학원이라고 해서 전부 다 같은 학원이 아니다"면서 "강사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거나 '전문'학원으로 명칭하는 반면, 그냥 '○○○학원'은 돼지엄마 등 일반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돼지아빠'의 등장
최근에는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공부 잘하는 자녀를 만든다"는 우스갯소리 아닌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옛말이다. 수시 '학종(학생부종합전형) 시대'가 도래하면서 아버지의 역할 역시 중요해졌다.
국자인 이 대표는 "다양한 경험이 요구되는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는 어머니의 학원가 정보만으론 부족하다"며 "요즘은 아버지들이 마치 사업 혹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듯이 사회 각계의 인맥을 활용해 자녀에게 각종 기회를 만들어주곤 한다. 특히 '고등학생 소논문'은 대부분 아버지와 교수·전문가의 친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한 아버지는 "팀수업이다 컨설팅이다해서 한달 학원비로 약 300만~400만원 쓰는 것도 모자라 내가 직접 대입 요강도 분석하고, 각계 지인들을 통해 직장 탐방과 대외활동 등을 시켜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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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