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서 급거 귀국..."평화협상아닌 더 큰 이유"
NYT "트럼프, 외교 해결과 美 군사 개입 선택 직면"..포르도 핵 시설 공습 검토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문제,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을 끝내기 위한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이란과의 외교적 협상 또는 미국의 군사 개입을 통한 사태 해결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해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도중 급거 귀국하면서 불거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나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협상을 위해 급거 귀국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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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그는 이같은 주장이 완전히 틀렸다면서 "훨씬 더 큰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가진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란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는 방식의 '진짜 끝'(a real end)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서 핵심은 이란의 지하 핵 농축 시설인 포르도를 미국의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타격할지 여부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포르도를 무력화해야 이란의 핵 능력을 해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포르도는 단단한 암반 아래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건설돼 이스라엘이 보유한 공습 무기로는 파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때문에 미국의 B-2 폭격기만이 운용 가능한 초대형 폭탄 GBU-57 투하가 유일한 파괴 수단으로 거론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을 승인할 경우, 미국은 중동에서 새로운 전쟁에 직접 개입하게 된다. 이는 과거 두 차례 대선에서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겠다'고 공약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는 상반된 행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란은 이미 미국이 직접 무력 개입할 경우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외교적 해법은 물 건너간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락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심으로 외교를 원한다면 지금이 결정적 순간"이라며 "워싱턴의 한 통의 전화면 네타냐후를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J.D. 밴스 부통령을 통해 이란 측과 비공식 접촉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는 "테헤란에서 즉각 대피하라"는 글을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리며 미군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미군 수뇌부는 포르도를 파괴하기 위한 공습 시 벙커버스터 한 발로는 부족하며, 동일 지점을 반복해서 타격해야 하는 '파상 공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 작전은 결국 미국이 직접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짚었다. 이밖에 발전소 전력을 차단하거나 첨단 원심분리기를 교란하는 비군사적 방법도 일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중동 지역이 다시금 전면전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은 물론 전 세계 핵 확산 방지 체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