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방산비리·실적부진 등 개별 이슈 산재
[뉴스핌=최주은 기자] 북한 핵실험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주가에는 일시적인 호재로 예상됐던 방위산업 관련주들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몇 차례 지속된 북한 핵실험에 시장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방산비리 수사와 분식회계, 실적 부진 등이 맞물려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방위산업 대장주 한국항공우주(KAI)는 전일 대비 1.34%(600원) 하락한 4만41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날 LIG넥스원과 한화테크윈은 각각 전일대비 1.50%(1200원)과 0.26%(100원) 떨어진 7만8800원과 3만7900원에 거래됐다. 이들 주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던 지난 3일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외 코스닥 종목인 스페코도 전날인 5일 3.95%(210원)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이달 들어 내리기 시작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을 면치 못하는 상황. 통상 북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 전쟁위기가 고조되면 방위산업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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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 및 한화테크윈의 최근 일주일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증권업계에선 최근 지속되고 있는 북한 리스크에 시장 참여자들의 학습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방산비리, 분식회계, 채용비리 등 개별 종목 이슈도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24일 국세청이 한화그룹 방위산업 계열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작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한화와 한화테크윈 본사에 조사요원을 투입해 세무 및 회계자료를 압수한 바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5년마다 진행되는 정기 조사가 아닌 탈세 혐의가 있을 때 발생하는 특별 세무조사로 알려졌다.
KAI는 채용비리에 연루된 현직 본부장의 영장심사가 예정됐다. 지난 4일 KAI의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지원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10여명을 부당하게 사원으로 뽑은 혐의(업무방해 및 뇌물공여)로 이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해 KB증권은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투자분석 중단’ 의견을 내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회계분식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기업의 도덕성과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며 “한국항공우주에 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제시를 유보하고 커버리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식회계 혐의인 만큼 하반기 실적이나 주가 모두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적극적 해명과 소명을 통해 분식회계혐의를 벗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실적도 방산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AI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월 기준 2620억원으로 지난해 3201억원 대비 약 20% 낮게 나왔다. 한화테크윈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368억원으로 연초 대비 40%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