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사, 점유율은 걱정되지만 인하 여력 없어 고민
[뉴스핌=김은빈 기자] 자동차보험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빅4’ 손보사들이 잇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이에 브랜드 인지도가 밀리는 중소형사들은 속만 앓고 있다. 보험료 인하에 동참해 점유율을 방어하고 싶어도 추가 인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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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동부화재를 시작으로 손보업계의 ‘빅4’인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보가 줄줄이 자보료를 인하했다. 인하 폭은 최대 1.6%다.
대형사들의 연이은 자보료 인하에는 손해율 감소에 따른 손익개선 효과가 자리한다. 통상 업계에서 손익기준으로 보는 적정 손해율은 78% 안팎이다. 인하에 나선 ‘빅4’의 경우 지난 6월 기준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7.7% ▲동부화재 77.6% ▲KB손보 77.8%로 모두 적정손해율 이하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대표적인 적자상품이었다. 하지만 2015년 보험가격 자율화를 거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손보사들이 일제히 보험료를 올린 것. 여기에 금융당국이 자동차 수리, 렌트 관행을 개선한 것도 손해율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시장은 2,3위 경쟁이 치열한데다, 점유율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정부가 실손보험료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보험료를 내려 문재인 정부에 ‘코드맞추기’를 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형사들의 보험료 인하 경쟁에 소형사들은 ‘고래 싸움에 낀 새우’ 처지가 됐다. 브랜드인지도를 갖춘 대형사들이 가격 경쟁력까지 강화하는 상황이 버거운 것. 특히 자동차보험은 인터넷으로 비교를 통해 다이렉트로 가입할 수 있어 가격 민감도가 큰 상품이라 소형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빅4의 시장점유율은 80%까지 올라왔다. 그렇다고 소형사들이 똑같이 자동차보험을 인하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추가 인하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소형사들은 이미 연초에 한 차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기에 조심스럽다. 3월에는 악사손해보험이 1%, 4월엔 더케이손해보험이 2.1%로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내렸다.
올 들어 보험료 인하 계획을 밝히지 않은 소형사들 역시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손해율이 개선됐다고는 해도 ▲롯데손보 88.4% ▲흥국화재 90.5% ▲MG손보 83.6% 등으로 적정 손해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 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특약을 통한 인하 등 여러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인하 여력에 여유가 있지 않다는 건 사실”이라면서 “손해율이 먼저 안정화 돼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른 소형사 관계자도 "대형사들과 다르게 소형사는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며 "보험료 인하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지만 결론은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