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조정의 2배...손해율 개선돼 인하 여력 생겨
[뉴스핌=이지현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들어 경쟁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들이 보험료를 낮추겠다고 공시한 건수가 5월까지 41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한 해 20건에 그쳤던 것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자동차보험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3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 인하 행렬의 선두에 선 것은 1위 업체인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손해율(수입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의 비율) 하락을 반영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이후 올해 1월 한화손보가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0.1% 인하하며 뒤따랐다.
3월에는 대인배상 보험금 지급기준 개정에 따라 대다수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0.7~1.2% 가량 인상했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변경돼 사망위자료 및 장례비 등이 오른 것을 반영한 것.
그렇지만 이후 다시 보험료 인하 행렬이 두드러졌다. 메리츠화재는 대인배상 표준약관 개정에 따라 자동차보험료를 조정하면서, 손해율 인하를 반영해 손보사 중 유일하게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0.8% 인하했다. 또 오는 6월부터 0.7%를 추가 인하키로 했다.
더케이손해보험과 AXA손해보험 등 중소형사들도 각각 2.1%, 1% 보험료를 인하한다.
사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표했었다. 삼성화재의 갑작스런 보험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100%를 넘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내릴 수는 없다고 앓는 소리를 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눈에 띄게 개선되자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겼다. 여기에 보험사간 경쟁이 본격화되며 보험료 인하와 할인 특약이 줄을 잇고 있다.
보험료 담보별 조정도 이같은 흐름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동부화재와 현대해상, 흥국화재는 올해 대인배상 보험료를 인상하고 자기신체사고 및 자기차량손해 보험료를 인하했다.
대인배상 담보는 자동차보험 가입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담보인데 반해, 자기신체사고나 자차손은 고가 차량 차주들이 주로 가입하는 담보다. 고가차량 가입자는 통상 사고가 덜 나는 우량 고객으로 분류된다. 자동차보험 경쟁이 과열되면서 우량고객 확보에 나선 것.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5년 자동차보험료 자율화 이후 지난해에도 보험료 조정이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면서 "올해는 대인배상 지급기준 변경 및 차보험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보험사들이 보험료 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해 손해율 개선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보험료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