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조세개혁은 여야 합의가 더없이 중요"
정우택 "상임위에서 입법 과제와 현안 논의 우선"
[뉴스핌=이윤애 기자] 문재인 정부가 증세 방침을 공식화하며 국회가 본격적인 증세 전쟁에 돌입했다. 여론을 의식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초대기업·초고소득자에 대한 '핀셋증세'라고 주장하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부자 표적 증세'로 맞받아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증세 방안을 협상테이블에서 논의하기 위해 '여야정협의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의 입장이 첨예한 상황에서 어떠한 협상안을 도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 민주당 "대선 과정 국민·바른 '증세 찬성' 공약 지켜라"
민주당은 5·9 대선 과정에서 "증세는 피할 수 없다"며 원칙적 찬성 입장을 내놨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집중 공략해 가능한 원안을 고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증세 공약을 언급하며 양당을 압박했다.
우 원내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법인세 실효세율 정상화, 법인세율 25% 원상회복 공약은 국민 눈속임인가,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법인세를 되돌린다는 유승민 후보의 공약이 잘못된 것인지 물어야 한다"라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흔들리는 갈대도 아니고 적정과세와 조세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듯 하더니 이제는 왜 자유한국당과 같은 배를 타냐"고 직격했다.
이와 함께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발의한 과표 200억 초과 법인세 25% 과세법안은 현재 민주당이 제시한 과표 2000억 초과 25% 주장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여론을 볼때도 민주당의 '핀셋 증세'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가 높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1일 하루동안 전국 성인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4일 공표한 증세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 응답자의 85.6%가 '대기업과 고소득자 증세에 찬성한다'고 밝힌 반면 '반대'는 10.0%에 그쳤다.
특히 보수의 지지층에서도 '핀셋 증세'에 대해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대구·경북(88.6%), 보수층(72.6%)과 60대 이상(73.2%), 한국당 지지층(69.5%) 등에서 찬성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에 대해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스스로 명예를 지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명예과세'라고 부르고 싶다"며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는 조세정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제69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우원식(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나란히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
◆ 여야정협의체 협상 결과에 '핀셋 증세' 성과 결정…한국당 '반대'는 과제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와 전체회의, 본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지어야 한다. 특히 조세소위는 만장일치제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관행이 있어 단 한명이라도 끝까지 증세를 반대한다면 세법개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조세개혁은 여야 합의가 더없이 중요한 만큼 조속히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논의를 할 것을 야당에 촉구한다"며 협상 테이블을 제안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테이블에 앉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나아가 "여야정협의체에서 다뤄야 할 것은 증세 뿐 아니라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비롯해 국회에 계류된 법안 6400여건, 개헌과 선거구제 개현, 산적한 민생현안"이라며 "국민의당은 이런 여야정협의체라면 마다하지 않고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당도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여야정협의체에서 야당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정당은 전면적인 세제 개편을 제안했다. 이혜훈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핀셋증세 가지고는 재원이 모자라다"며 "5년 간 문 정부의 공약 실행하기 위한 전면적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한국당은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제2의 추경안 처리'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증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하려 한다면 이건 증세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수단으로 여야정협의체를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며 "우리나라 국회는 상임위 중심주의를 택하고 있고 상임위에서 입법 과제와 현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는 게 순서"라고 반대 입장을 냈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