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의 디플레이션(경기 부진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사라졌다며 경기 확장에 속도가 붙으면 월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 매입을 점진적으로 줄여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유로화는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1.13달러대로 올라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P/뉴시스> |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연례 경제 정책 콘퍼런스에 참석해 ECB의 부양책이 작동하고 있으며 경제에 속도가 붙으면서 점진적으로 철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우리 정책 기조의 조정은 점진적일 것이며 개선되는 움직임이 충분히 안심할 만할 때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ECB가 월 600억 유로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줄여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혔다. 이날 장중 유로/달러 환율은 1.1305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13달러대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도 상승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9.3bp(1bp=0.01%포인트) 상승한 0.342%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우니크레디트의 마르코 발리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오늘 드라기 총재는 ECB의 통화정책이 2018년 덜 부양적일 것임을 첫 시사한 것으로 향한 첫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대다수 전문가는 ECB가 오는 9월이나 10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양적완화)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날 드라기 총재는 테이퍼링 시작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경제 성장과 정치적 불확실성의 축소 등 유로존 경제의 긍정적 진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플레이션 위협은 사라졌고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