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지명 28일만에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강행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 통해 검증 강화 방침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18일 오후 2시 강 장관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28일 만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대우빌딩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회에 17일을 기한으로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정치권에선 국회가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자 문 대통령이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전제로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 후보자를 임명하면 더 이상 협치는 없다거나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까지 말하며 압박하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며 야당에 대한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장관 인사는 대통령의 권한이므로 국회가 정해진 기간 안에 인사청문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임명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국 국회는 문 대통령의 재송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문 대통령은 강 후보자를 외교부 장관에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강 장관 임명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정식 임명된 장관은 5명으로 늘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역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 지난 16일에는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주부터 인사추천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김 공정거래위원장, 강 외교부 장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인사 검증 논란이 잇따르고,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자질 논란 끝에 사퇴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사추천위원회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위원장을 맡으며, 인사수석·민정수석과 함께 추천 대상 관련 분야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한다.
현재 '후보 추천→2~3배수 압축→약식 검증→1~2배수 압축→정밀 검증→인사 발표'의 단계로 인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인사추천위원회는 앞으로 정밀 검증 대상을 3배수까지 늘릴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