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금지 규정 부담에 '가상화폐' 관심
[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입니다. 그런데 제1금융권이라 불리는 은행원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투자가 인기라고 합니다. 신용을 기반으로 금전을 대여, 운용하는 금융기관의 임직원이 제도권 밖의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거죠.
사연은 이렇습니다. 은행권의 익명게시판 ‘블라인드 앱’에는 가상화폐에 대한 글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 구매자에게 축하를 건네는 사람부터, 자신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글, 가상화폐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은행 내부에서도 드물지 않게 감지됩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최근 비트코인이 급등하면서 소액을 투자했지만 꽤 거액을 만진 사람도 있어요. 모두 부러워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 초 기준 68만원에 불과했던 1비트코인의 가격은 최근 337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약 5배 뛴 겁니다. 이 영향으로 다른 가상화폐 리플, 이더리움 가격도 몇 달만에 수십배 급등했죠.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1~2%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업종을 불문하고 부쩍 늘어나고 있죠.
은행원들의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에는 조금 특별한 측면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들은 재테크 수단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직접적인 주식투자가 눈치 보이는 일이었기 때문이죠.
한 시중은행의 내부 지침. |
자본시장법에서는 펀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은행 임직원은 보유 주식을 정기적으로 신고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금융, 여신담당, 전략실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들도 미공개정보 이용에 대한 규제를 받아 거래 내역을 제출해야 하죠.
무엇보다 은행은 근무시간에 주식투자를 사규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거래시장은 은행의 업무시간과 유사합니다. 대부분의 은행의 업무용 PC에서는 증권사 홈페이지조차 접속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 은행원들의 직업 안정성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앞다퉈 희망퇴직과 지점 통폐합을 거듭하면서 예전과 같은 '철밥통'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거죠.
<사진=셔터스톡> |
결국, 최근 급등한 가상화폐가 자연스럽게 재테크에 목마른 은행원들의 눈길을 모을 수 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규제 밖에 놓인 가상화폐는 국내에서 화폐로 인정받지 못해 법적 규제도, 세금도 없습니다. 그리고 금지되지도 않았죠.
하지만 모든 투자가 그렇듯,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는 이유로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최근까지 급등한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은행의 임직원들의 가상화폐 투자는 성공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