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의 대통령 참석 '바다의 날' 행사
안보에서 해양주권, 경제에선 과감한 투자로 한국 해양력 한단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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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오승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제2의 해양수산 도약’을 강조했다. 대통령이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3년 제 8회 기념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14년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서 “통일신라시대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이 바로 오늘”이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134만 해양수산 종사자의 희생과 헌신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12위권의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보유 선박수 세계 5위, 컨테이너 물동량 세계 4위의 해운항만 산업을 기반으로 수출 물량의 99.7%를 책임지며 세계 6위의 수출대국으로 거듭났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해양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국력으로 발현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해양수산의 국가 경제 기여도(2014년 6.4%)도 아직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한번 해양수산의 도약을 준비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다에 대한 새 정부의 약속과 다짐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해양수산을 대하는 정부의 관점을 바꾸겠다”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게 바다는 안보이자, 경제이며, 민생이다”고 말했다.
안보측면에서는 해양주권을 반드시 지켜낼 것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경제 측면에서 과감한 투자로 국가 해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극지와 심해저까지 빈틈없이 관리할 수 있도록 선박과 인력 등 해양조사 역량을 보강하고, 해양력의 원천이 과학기술이라는 점에 비춰 현재 국가 전체 R&D의 3% 수준에 불과한 해양수산 R&D 비중의 주요 선진국 수준 확대를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해양 신재생에너지, 해양바이오와 같은 미래형 신산업과 4차 산업혁명 등 일자리 창출의 모범 답안을 바다에서 찾겠다”며 “해군 전력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불법조업 등 해양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도 우리 바다를 넘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생 측면에서도 ‘우리바다 살리기’에 집중해 어장 회복과 더불어 세제 지원으로 어업인 소득을 높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깨끗한 수산물을 제공하면서 제 값에 파는 방향으로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위기의 해운조선 살리기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금융 지원을 위해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고, 친환경 선박을 포함한 우리 선사의 선박 발주를 돕고 과거처럼 글로벌 대형선사 그룹과 겨루는 경쟁력 회복에도 힘쓸 것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도 경제 위기에서 해운과 조선산업이 시금석이라 생각하고 의지를 가지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세월호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해양 수산 도약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며 “국민들의 가슴 속에 아픔으로 남아 있는 세월호”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해양사고가 없어야 한다”며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재조해양(再造海洋)의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깊은 반성을 시작으로 모든 분야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에 대해서는 중국과 경제협력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장소로 지목한 뒤 청와대 정책실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매립이 필요한 부분은 공공매립으로 전환해 사업 속도를 올리고, 신항만과 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빠른 시일 내 확충해 새만금이 황해 경제권의 거점이 되도록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바다의 날은 1996년 시작됐다. 바다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해양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이날 행사에는 해양수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포상 수여식도 실시됐다.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는 40여 년 간 선원 직업 표준능력 개발, 승선 예비역제도 확대 등 선원 권익 보호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한국해기사협회의 임재택 전 회장이 선정됐다.
특별 초청 대상에는 ‘바다 의인(義人)’으로 2002년 제2연평해전에 참전해 오른발을 잃고도 복무중인 합동군사대 이희완 중령과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시 총상을 입은 해군교육사 안보교육담당관 석해균 선장 등이 함께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오승주 기자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