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노후생계 가족 책임’ 인식...2006년 60.7%→2016년 29.6% ‘뚝’
‘노후는 가족·사회 공동 책임’ 10년새 29.1%→45.6%
“사회·가족 구조 및 경제상황 등 다양한 원인 작용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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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뉴스핌=김규희 기자] 부모의 노후 생계의 책임 주체가 가족 외에 정부와 사회에도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노후 대책이 과거 가족 등 영역에서 최근엔 정부 역할로 이동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시 가구주·배우자를 대상으로 2006년 8792명, 2016년 3855명을 조사한 결과 2006년엔 서울시민의 60.7%가 부모의 노후생계는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고 했으나, 2016년엔 29.6%에 그쳤다.
반면, 가족과 정부,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2006년 29.1%에서 10년 뒤 45.6%로 늘었다. 이어 ‘가족(자녀)’ 29.6%, ‘스스로 해결’ 19.2%, ‘정부·사회’ 5.6%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 중 부모 부양자’로는 누가 적당한지에 대한 물음에는 10년 전과 같이 ‘모든 자녀’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 비율은 10년 전에는 51.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71.5%로 상승했다.
그 이유는 ‘장남 또는 맏며느리’라고 답한 사람이 2006년 15.8%에서 3.8%로 감소했고, ‘자녀 중 능력있는 자’라 응답한 비율도 24.4%에서 19.1%로 줄었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모의 노후생계는 가족이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고, 그 중 장남과 맏며느리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장남’이란 의식이 옅어지고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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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연구원] |
이번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부모에게 생활비를 제공하는 자녀 비율이 감소하고 절반 이상이 부모 스스로 생활비를 해결하고 있다.
생활비 충당 방법에 대해 부모가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는 응답이 2006년 47.8%에서 2016년 58.4%로 증가했다. 반면 자녀가 부모 생활비를 제공한다는 비율은 감소했다. 특히 장남 또는 맏며느리의 부담 비율이 2006년 13.9%에서 지난해 7.7%로 떨어졌다.
10년 사이 노후생계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게 된 것은 전반적인 사회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노후에 대한 대비가 전적으로 개인의 영역이었다면 지금은 정부와 사회의 역할이 중요해져 공공의 영역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안호용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를 비롯한 가족사회학 연구자들은 해당 통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연구된 바가 없다며 조심스럽게 ‘사회구조 변화’ 때문이라 분석했다.
안 교수는 “전반적으로 사회구조가 10년 전과 다르다”며 “사회구조, 가족 구조, 경제상황 등이 변화했고 부모관계, 자녀수, 아들에 대한 인식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한 종합적 결과”라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구체적으로 연구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