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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 '특화펀드'로 할까?…TDF에 몰리는 은퇴자금

기사입력 : 2017년05월01일 10:56

최종수정 : 2017년05월01일 10:56

올해 들어서만 1000억원 이상 몰리며 '속도전'
기펀드들과 차별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뉴스핌=김승현 기자] 아직 이름도 낯선 TDF(타켓데이트펀드)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30~40대 직장인 세대에서도 소득이 있을 때 은퇴 후 삶을 위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미 미국에서 1000조원 규모에 육박하고 있는 이 시장에 대형운용사들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올해만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까지 TDF 시장에 114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1월 31억원, 2월 80억원에서 3월 709억원, 4월 322억원으로 꾸준하다. 3월에 유입액이 급증한 것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TDF알아서’ 시리즈를 출시해서다.

TDF는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로 정하고 은퇴 이후 노년기까지 펀드가 자동으로 최적의 자산배분을 하는 연금 특화 상품이다. 펀드 이름에 2020, 2030, 2040과 같이 목표 은퇴시기가 포함돼 있다. 통상 가입 초기에는 주식비중이 높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채권비중을 늘려 운용한다.

예를 들어 1970년생이 60세에 은퇴한다면 은퇴예정이 시기가 2030년이므로 TDF2030에 가입하면 된다. 그렇다고 반드시 그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험성향에 따라 주식보다 채권 비율을 높이고 싶다면 그에 맞는 상품을 택하면 된다.

TDF는 투자시장 선진국인 미국에서 은퇴 후 자산관리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ICI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최근 입사한 근로자의 TDF 투자 비율은 51%로 전년(28%)에 비해 2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2015년 기준 TDF 투자금액은 965조원 규모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TD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적절한 은퇴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편리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본인이 직접 투자 자산을 구성하고 리밸런싱하는 것은 경험 많은 투자자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프라이빗 뱅커(PB)를 통한 운용은 몇억원 수준의 유동 자금이 있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생애주기(Life Cycle)펀드’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컨셉의 상품들이 출시됐었으나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버블을 누리던 때로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변하며 대형운용사들이 먼저 TDF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시장 선점에 성공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0일 ‘한국형TDF’ 출시 1년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1년전 TDF를 출시할 때 우리 국민의 노후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해 줄 수 있는 상품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한국운용은 일주일 뒤인 지난달 28일 출시 2개월만에 500억원을 돌파했다는 자료를 내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3월 말 기존 관련 상품을 리뉴얼하며 채비를 마쳤고 한화운용 KB운용, 신한BNPP운용도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컨셉으로 이목을 끌 수는 있지만 결국 수익률로 답해야 하는 펀드 시장에서 TDF 상품들은 시장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지난 24일 기준으로 ‘삼성한국형TDF’의 1년 수익률은 4.64~8.76% 수준이다. 출시 2개월로 아직 유의미한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한국투자TDF알아서’ 상품들도 설정 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며 출발한 상태다.

최태경 한국운용 퇴직연금마케팅부문 상무는 “은퇴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TDF는 은퇴 이후에 소득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기에 따라 주식-채권 비율을 변동시키는 것 외에 기존의 공격적·보수적 자산배분펀드와 무엇이 다르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대부분이 해외 TDF운용사들의 상품에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으로 차별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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