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석달째 상승 vs 중국 연초 이후 가장 부진
월가 매니저 50% 이상, 연말 뉴욕 증시 강세 전망
1년 내 뉴욕 증시 10% 이상 조정 받을 수 있어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2일 오전 11시5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이홍규 기자] 4월 글로벌 증시(MSCI 전세계 주가지수 기준)는 6개월 연속 상승, 2007년 이후 최장기 랠리 기록을 세웠다.
최근 월가 투자 트렌드인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의 뒷배경인 경기와 물가 개선,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며 월초 힘을 잃었던 글로벌 증시는 4월 후반 프랑스 1차 대선 결과와 미국 행정부의 세제 개혁안 기대 등에 힘입어 상승 동력을 되찾았다. 무엇보다 호조를 보인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이번 달 증시를 끌어올린 최대 동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유럽 석 달째 상승 vs 중국 올 들어 가장 부진
지난 한 달 미국 증시가 1.3% 오른 가운데 유럽 증시는 1.6% 올라 석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신흥국(MSCI 신흥국 기준) 증시도 2.6% 올랐다. 반면 중국 증시는 2.1% 하락하며 올 들어 최악의 성과를 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강화 조치가 투심을 냉각시켰다.
1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글로벌 기업들은 양호한 분기 실적을 내놨다. 시장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의 60%가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올 1분기 S&P500지수 기업들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2.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한 달전 전문가 예상치 9.1% 증가를 훌쩍 넘는 것이다.
유럽 기업들의 순익은 2010년 3분기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JP모간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유럽스톡스600지수 기업의 33%가 실적을 내놓았고 스톡스600지수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1년 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26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MSCI신흥국지수의 142개 기업들은 전문가들의 매출액과 순익 예상치(중간값)을 모두 웃돌았다.
◆ 월가 매니저, 뉴욕 증시 낙관 다수
최근 1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미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에 다시 근접하는 등 미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데도 불구하고 월가의 펀드 매니저절반 이상은 향후 뉴욕 증시에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경제 지표 개선이 미온적인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은 주식이 랠리를 펼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는 주장이다. 증시 강세론자로 유명한 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현재 (뉴욕 증시에는) '골디락스(Goldilocks;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미국 CNBC뉴스와 인터뷰했다.
지난달 28일 월가 유력지 배런스(Barron's)가 지난 3월 중순 129명의 미국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실시한 반기 서베이 '빅머니폴'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는 올 연말까지 미국 증시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비율은 작년 봄(38%)과 가을(45%)조사 때보다 늘어난 것으로, 내년 중반까지 강세를 예견한 매니저들 역시 50%의 비율을 나타냈다. 이들은 향후 14개월 간 뉴욕 증시가 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배런스> |
웰스파고어드바이저스의 스티븐 드렉슬러 선임 매니저는 "현재 환경은 주가가 오르기에 우호적이다"면서 "물가상승은 억제되고, 실업률은 떨어지고 있으며 임금과 소비자신뢰는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이 응답 매니저의 절반 이상이 강세를 예견했음에도 미국 증시가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매니저들은 극소수(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니저들의 44%는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여겼다.
사우스다코타 주(州)의 금융자산을 운용하는 매튜 클라크 사우스다코타 투자위원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부 분석에 따르면 주식은 20% 비싼 것으로 나왔다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주식과 주식 같은 자산인 사모펀드 70%, 채권 30%에서 주식 57%, 채권 19%, 현금 24%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전에는 은행주들에 가격 매력이 있었지만 이제는 헬스케어와 에너지 업종이 일부 가능성들을 제시한다"면서 "핵심은 현재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가격이 급락할 때 무엇이든지 사들이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료=배런스> |
◆ 조정 가능성은 상존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감세안을 공개했다. 모든 사업의 법인세율을 최고 39.6%에서 15%로 낮추고 미국 기업들이 해외 보유 현금 2조달러를 본국으로 송환할 때 일시적으로 적용 세율을 낮춰주는 내용 등이 감세안에 담겼다. 이같은 세제 개혁안 발표는 최근 뉴욕 증시를 사상 최고치를 끌어올렸던 최대 동력 중 하나이자 투자자들이 고대해왔던 소식이다.
그러나 의회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상태에서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은 온전히 실현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응답 매니저의 약 절반은 향후 일어날 정치적 혼란이나 행정부의 정책 실수가 강세론자들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매니저들(68%)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증시가 10% 이상의 조정 받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새도프 새도프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공동 소유주는 "대규모 감세안이 제정되면 증시는 10% 추가 상승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패한다면 증시는 7% 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주기적인 가격 조정은 정상이라면서 2015년 8월 중국발 폭락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은 급락 뒤 나타나는 가파른 반등의 기회를 노려야한다고 조언했다.
고평가 우려, 정책 위험 등이 증시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지만 매니저들은 주식 외에 매력적인 투자 대상은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주식이 최고 매력 자산(61%)으로 꼽혔고 채권은 가장 매력도가 떨어지는(50%) 투자 대상으로 선정됐다. 국채 가격이 다시 사상 최고치를 향해가고 있지만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국채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 유럽·신흥국 등 저평가 지역 주목
미국 증시 외에 매니저들은 유럽과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과 일본의 투자 비중은 줄이는 한편 유럽과 신흥국과 같이 저평가된 시장의 비중은 늘리고 있다고 매니저들은 응답했다.
그동안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가를 떠받치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보다 향후 증시를 견인해 나갈 주요 동력으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뽑았다. 빅머니폴 조사에서 향후 1년간 미국 기업들의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본 응답자 비율이 94%를 기록한 가운데 이 응답자들의 56%는 앞으로 12개월간 기업 이익이 6~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롤린스 파이낸셜의 에드워드 윌콕스 파트너는 S&P500지수의 주가수익배율(포워드 기준)이 18배로 역사적인 수준에 비해 높지만 기업의 이익증가가 이를 지탱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높은 주가수익배율은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에 의해 쉽게 정당화될 수 있다면서 최근 증시 고평가에 대한 일부 우려에 반박했다.
향후 1년간 최고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업종으로는 정보기술(25%)과 금융(22%) 업종이 각각 선정됐고 가장 저조한 수익률이 예상되는 업종은 유틸리티(43%)가 꼽혔다. 헬스케어 업종도 일부 매니저들 사이에서 선호 업종으로 꼽혔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