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 증시가 27일(현지시각) 하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은 알맹이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아직 확신이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도이체방크와 도이체 루프트한자 등 일부 기업의 실적도 기대 이하였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P/뉴시스> |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51.55포인트(0.71%) 하락한 7237.17을 기록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29.01포인트(0.23%) 내린 1만2443.79를 나타냈다.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CAC40 지수는 16.18포인트(0.31%) 낮아진 5271.70에 마쳤으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0.93포인트(0.24%) 내린 387.80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먼저 전날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법인세율을 현재 35%에서 15%로 내리는 등 대규모의 감세를 담은 법안에 부족한 재정 수입을 메울 방안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시장에 이미 알려진 정보보다 세부안이 나오지 않자 전문가들은 세제 개혁안에 성급한 기대를 거는 것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런던 캐피털 그룹의 이펙 오즈데스카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 노트에서 "짧게 이야기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얼마나 쓸지는 알고 있지만,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는 모른다"며 "공격적인 수입세 증가로 미래의 나오는 수익이 장기적으로 이 비싼 법안에 대한 대가를 치를 정도로 충분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대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했다. 도이체방크는 1분기 순익이 1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매출 증가가 멈추면서 3% 넘게 하락했다. 루프트한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2500만 유로를 기록하고 밝힌 후 5% 넘게 낮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와 예치금리, 한계대출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올해 말까지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이어가되 4월부터 매입 규모를 월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 지역 경제 회복이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기조 인플레이션 압력 형성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며 당분간 상당히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기존의 견해를 확인했다.
그는 "굉장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여전히 기조 인플레이션 압력 형성과 중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지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물가에 대한 평가는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4% 하락한 1.0869달러를 기록했으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5.4bp(1bp=0.01%포인트) 하락한 0.298%를 각각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