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집값이 성장률 앞질러.. 편법 기승"
[뉴스핌= 이홍규 기자] 홍콩의 주택가격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이는 경제적으로 지속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투자은행 JP모간이 진단했다.
JP모간체이스의 쿠손 렁 아시아태평양 주식 리서치 부문 전무 이사는 "2009년 이후 홍콩의 주택 가격 상승세는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당히' 앞질렀다"면서 "어떠한 외부 충격도 홍콩 은행권의 유동성 환경을 긴축시켜 구매자의 차입 비용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올해 홍콩의 신규 주택 가격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 렁 이사는 "나는 (홍콩) 주택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버블이 터지면 구매자는 자신의 돈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돈도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매자들이 보증금 마련을 위해 부모의 기존 주택까지 담보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홍콩의 주택 가격은 최근 다시 기지개를 키면서 정부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홍콩의 기존 주택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부동산 가격 역시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홍콩 일간지 애플데일리에 따르면 지난주 부동산 개발업체 청콩프로퍼티홀딩스가 공급한 홍콩 동부 지역의 신규 아파트(40평방미터) 가격은 최소 1030만홍콩달러(약15억1400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드니 도심 지역에서 화장실 2개와 주차장 한 개가 있는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내놓은 집값 억제책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규제의 틈을 파고들고 있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자격을 획득하고 단일 계약을 통해 신규 아파트 여러 채를 사들이는 것은 부유층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하면 두 번째 이상 주택 구매자가 부담하는 15%의 부동산 인지세를 피해갈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규제의 허점을 메울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홍콩이코노믹저널이 지난주 보도했다.
렁 전무 이사는 정부가 임대 주택 프로그램에 따라 공공 아파트로 주택 공급을 늘리고 투자자들의 규제 우회로를 막아낸다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일부 진정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