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민간 자율에 맡겨야 다양성·창의성 발현"…문재인 "규제 개혁, 인프라 구축 등 정부 적극 지원해야"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사이에 성장론 논쟁이 뜨겁다.
11일 안철수 후보 측과 문재인 후보 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국가 성장 전략에 대해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았다.
안 후보 측이 문 후보 측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 주도 성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자, 문재인 후보 측은 "4차산업의 개념도 모르는 소리"라며 맞받았다.
안철수 대선 캠프의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될 것"이라며 "기업조차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정부가 그걸 끌고 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선 캠프의 홍종학 정책본부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며 "다만, 그것이 '주도하겠다'는 게 아니라 정부가 고속도로 깔듯이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인프라를 깔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4대 출범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기본적으로 안철수와 문재인, 두 후보는 '공정한 분배를 통한 성장'에 공감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공정한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공정한 분배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자는 공정성장론을, 문재인 후보는 재벌과 고소득층에 몰려 있는 돈을 돌게 해 국민경제 모두를 살리자는 국민성장론을 편다.
같은 듯 다른 두 성장전략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으라면, 바로 경제성장의 축을 재벌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조금 다르다.
안철수 후보 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 주도의 성장 전략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책은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많은 부분을 민간의 '자율적 시도'에 맡겨야 다양성과 창의성이 발현, 경쟁력이 회복된다는 것.
오세정 의원은 "(4차 산업혁명에서) 정부는 심판 역할을 하겠다. 기업이 끌고 가라는 것"이라며 "공정하게 심판하고, 기본을 깔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부 신설도 창업을 도와 새로운 기업이 계속 생겨나게 하고, 공정한 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면서 "민간이 주도하면 정부는 돕겠다는 것인데, 문 후보 측의 중소기업부는 지금 있는 중소기업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국가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구개발(R&D) 지원이나 규제 개혁, 통신망 등 기본 인프라 구축 같은 것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
홍종학 본부장은 "정부가 할 일이 있고, 민간이 할 일이 있다"며 "그걸 명확히 하자는 것이지 관이 주도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의 사회간접자본(SOC), 이런 건 정부가 해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 측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