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회동 앞두고 기대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1조달러 인프라 프로젝트에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자금 조달을 상당 부분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의존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절대적인 자금줄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블룸버그> |
이 경우 미국 정부는 중국에 보다 광범위한 시장 개방을 요구, 미국 기업들의 매출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주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을 앞두고 워싱턴 D.C.에 소재한 아틀란틱 카운실은 3일(현지시각) 인프라 투자 기회와 시장 개방 확대의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임스 메츨 연구원은 CNBC와 인터뷰에서 “1조달러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자본이 상당 부분 아시아에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기업의 중국 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조건이 충족될 경우 중국 투자자들에게 배타적인 참여가 보장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여전하지만 이번 주 양국 정상의 회동에서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카네기평화연구소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이 연구소의 유콘 황 연구원은 “인프라 투자에 대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략적인 행보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이 재정 압박을 받는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 기업과 공조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자본 투자가 건설적인 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비즈니스하기 가장 좋은 국가로 미국이 8위를 차지한 반면 중국은 78에 그쳤다.
중국이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부상했지만 정부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지적자산권 침해 등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중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미국 비즈니스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 워싱턴과 기업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메츨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비즈니스 여건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의 자본 규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역외시장의 위안화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기업과 개인의 해외 투자에 제동을 걸면서 지난 2월 중국의 해외 투자는 2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못지 않게 중국 역시 보호주의 장벽을 높게 쌓아 올렸다는 것이 경제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때문에 중국의 미국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가 가시화되려면 상호간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나트, 펠프스 앤 필립스의 린제이 코너 엔터테인먼트 부문 공동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며 “중국의 해외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더라도 미국 투자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