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밸류에이션 기준, 톱픽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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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한국 증시가 어수선한 정세 속에서도 외국계 기관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 수준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29일 자 월가 금융지 배런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와 조기대선, 중국의 사드 반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 장 구속 등 악재와 변수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해외 바겐헌터들이 한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번스타인 전략가 마이클 파커는 한국의 거시적 불안 요인들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한국 증시는 바겐헌터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파라다이스"라고 강조했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7% 정도 오르는 등 강한 랠리가 나타났지만 아시아 시장 전체와 비교할 때 여전히 저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커 전략가는 과도한 수익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에 비춰 봤을 때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저렴한 수준이며, 과거 추이와 비교해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별도의 분석에서도 코스피의 밸류와 수익은 올해 아시아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앞서 크레디트스위스 주식 전략가 삭티 시바는 코스피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주가매출액배율(P/B vs. ROE(자기자본이익률)의 할인율이 24%로 사상 최대치까지 벌어졌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역사적 평균치인 12%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디스카운트율이 클수록 기업 수익에 비해 시장의 회사 가치평가 수준(밸류에이션)이 낮음을 의미한다.
다른 투자은행(IB)도 현재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에 대해 장밋빛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증권시장이 정치 변수보다는 펀더멘털과 거시지표에 더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도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점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걷어낼 수 있는 계기로 평가했고,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대로 탄핵이 인용된 만큼 한국 경제가 정상 궤도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KOSPI 1년 추이 <출처=구글> |
◆ 번스타인 파커 전략가 "톱픽 수두룩"
저렴한 밸류에이션 매력으로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종목들도 다양하다.
번스타인의 파커 전략가는 먼저 밸류에이션 면에서 수익 전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기준으로 한국전력(KEPCO)과 롯데케미칼, 현대중공업, KT, SK이노베이션, 포스코가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점차 두터워지고 있는 아시아 소비자층은 LG전자와 아모레퍼시픽, 삼성 주가에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고, 앞으로 전기차 산업 전망이 밝다는 판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관여하고 있는 삼성SDI나 LG화학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대차나 삼성전자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밸류에이션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차의 경우 외국인들 사이에서 주가 및 실적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면서 매수 관심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앞서 외국계 기관들은 현대차 주가가 20%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 중이라는 배런스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도 이제 막 베일을 벗은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8’이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켜 주가 및 실적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파커 전략가는 글로벌 공급체인 중에서도 한국 기업만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며, SK하이닉스나 삼성 D램 사업이 대표적이라고 강조했으며, 이밖에 SK텔레콤 등도 톱픽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