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타, 피습 동영상 보도…말레이 경찰, 북한 용의자 4명 추적
황교안 권한대행, 김정남 암살 관련 NSC 상임위 두 번째 소집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품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2명의 공격을 받아 암살 당하는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 카메라(CCTV) 동영상이 20일 유튜브에 공개됐다. 김정남 피살 사건 연루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은 범행 가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매체 더스타는 김정남이 피습 당하는 순간을 포착한 공항 CCTV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은 여러 각도의 CCTV가 촬영한 장면들을 편집한 것으로 유출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약 5분 분량으로 편집된 영상을 보면 김정남이 공항 로비에서 항공편 스케줄을 확인한 후 무인발권 키오스에 접근한다.
이때 그의 뒤편에서 여성 2명이 갑자기 등장한다. 베트남 여권 소지자로 파악되는,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내려오는 여성이 뒤에서 김정남을 빠르게 공격한 후 순식간에 현장을 떠난다.
이어 공격을 받은 김정남이 안내데스크에 가서 두 명의 직원에게 상태를 이야기하자 직원들이 김정남을 아래층에 있는 정복 경찰들에게 데리고 간다. 김정남은 경찰에게 뭔가 설명한 후 공항 내 메디컬센터로 이동한 후 병원 내에서 갑자기 쓰러진다.
◆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 김정남 피살 사건 연루 부인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이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각) 조사를 받기 위해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현지 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Star TV> |
말레이시아 중국어 신문 중국보(中國報)는 이날 김정남 암살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국적자 리정철(리종철 李鐘哲·46)이 범행 가담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7일 쿠알루룸푸르 시내 아파트에서 붙잡힌 리정철은 줄곧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경찰 진술을 통해 "나는 아니다. 암살에 참여하지 않았다. 난 김정남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사건 당일인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도 가지 않았다며 죄가 없으니 당장 풀어달라고 소리치고 있다고 한다.
리정철은 경찰이 공항 CCTV를 통해 파악한 남자 용의자 4명 전부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라며 경찰이 오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리정철의 부인에도 그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그가 지난 수년간 접촉한 사람과 통화기록, 출입국 기록, 직장 근무기록, 가정 형편 등을 뒤지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김정남 암살과 직접 연관된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다만 경찰은 공항 CCTV를 분석한 결과 리정철이 용의자를 공항까지 태워다준 사실을 확인했고 그가 운전한 차량의 번호판을 통해 그의 신분을 특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리정철 외에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을 추가로 쫓고 있다.
◆ 황교안 대행, '김정남 피살' NSC 상임위 두 번째 소집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지난 15일에 이어 두 번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
NSC 상임위에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외교부·통일부·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안보실 제1차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북한 용의자는 모두 5명이라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 내용을 논의하고 사건 배경 등을 분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