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변인, 말레이시아 경찰 기자회견에 긴급 브리핑
"용의자 5명이 북한 국적…심각한 우려와 함께 예의주시"
[뉴스핌=이영태 기자] 정부는 19일 말레이시아 경찰의 김정남 암살 사건 기자회견 직후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통일부 대변인 명의로 발표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통해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겠지만, 우리 정부는 피살자가 여러 정황상 김정남이 확실하다고 본다"며 "용의자 5명이 북한 국적자임을 볼 때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북한이 그간 반인륜적 범죄와 테러행위 자행해왔다는 점을 볼 때 우리와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북한 정권이 올해 들어서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맹목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안보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명백히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 정권의 테러와 핵미사일 위협에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국민의 생명과 국가안보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남성 용의자들 북한 국적'이라고만 발표했는데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정부 공식견해로 발표한 이유에 대해선 "그 문제는 지금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 지금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도 어떻게 보면 성격이 중간수사 발표 같은 성격이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이것과 관련해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추후에 정확한 자료를 낼 때까지는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북한 국적자 리정철이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각) 조사를 받기 위해 말레이시아 경찰에 의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사진=뉴시스/Star TV> |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청 노르 라싯 이브라힘 부청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여성 1명과 인도네시아 여성 1명, 인도네시아 남성 1명과 북한 남성 1명 모두 4명을 체포했다며, 리지우 등 다른 북한 국적 남성 4명도 추적 중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7일 체포된 북한 국적 남성 용의자는 리정철이다.
라싯 부청장은 "김정남 사망 원인은 독극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요청한 김정남 시신 인도와 관련해선 "친지와 가족이 먼저 시신을 확인 후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인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남성) 용의자들이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께 말라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독살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고 피살됐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