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골프존·리드코프·디엔에프 등 거래량 적은 종목 20%이상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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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민선 기자] KB자산운용의 저평가주 집중 공략법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불안하다. 저평가된 숨은 종목을 남들보다 한발 먼저 찾아 상승때 큰 폭의 차익을 실현한다는 것이 KB운용의 투자전략.
하지만 투자란 생각대로 되지 않기 일쑤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중소형주를 대규모로 매수하다보면 수익률 악화에 따른 환매 대응시 주가 하락을 야기해 또다른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주가 부진→환매요청→손절매→주가 부진 '악순환' 우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한 종목 지분을 2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는 KB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이다. 특히 KB자산운용은 ▲골프존(26.76%) ▲금강공업(24.95%) ▲컴투스(24.81%) ▲리드코프(23.3%) ▲KB캐피탈(23.94%) ▲국동(21.19%) ▲디엔에프(20.90%) ▲KMH(20.91%) 등 다수 종목의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로 올라 있다.
KB운용이 이렇게 사들인 주식은 자사의 대표 주식형 펀드인 'KB밸류포커스(13일 기준 설정액 1조4000억원)'와 'KB중소형포커스(9300억원)', 'KB연금가치주(2850억원)'를 중심으로 나눠져 있다. 이 펀드 대부분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편입하고 있지만 최근 1년 넘게 중소형주의 부진이 이어지며 수익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장 이탈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만 2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밸류포커스펀드는 연초 이후에도 500억원 이상이 이탈했다. 중소형포커스펀드 역시 지난해 이후 1200억원 가깝게 빠져나갔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가 많다보니 환매 대응을 하기 위해 대규모로 매도했을 때 주가 하락으로 연계된다는 것.
일례로 KB자산운용이 2015년까지 집중 매수했던 코나아이의 경우 2015년 7월 당시 지분율을 14.88%(231만4500주)까지 끌어올리며 주요 포트폴리오에 올렸다. 하지만 이후 스마트카드 사업에서의 경쟁력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는 약세를 형성했다.
결국 KB운용은 같은해 8월 지분율을 11.57%로 줄이는 것을 시작으로 손절매에 나섰다. 지난해말 기준 지분율을 4.30%까지 줄이는 과정에 총 164만5500주 규모를 팔았고 이 과정에서 주가 또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 종목의 당시 60일 이동평균 거래량은 2만주 안팎.
코나아이 주가는 KB운용이 집중 매수하며 사들이던 2015년 8월 기록한 고점 5만500원 대비 5분의 1 수준인 1만원대로 급락했다.
골프존 역시 KB운용의 보유 지분율은 27% 수준이다. 자본시장법 81조에 의해 한 자산운용사가 동일법인에 대해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은 20%로 제한돼 있으나 KB운용은 법적 제한을 받는 공모펀드 외 사모펀드, 일임형을 통해 7% 가량을 더 사들인 것.
KB운용은 2015년 4월 골프존 상장 직후부터 공격적으로 매집을 시작, 8월까지 180만주 가량 끌어모았다. 책임운용역이 골프존에 대한 강한 확신을 바탕으로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당시 골프존 주가는 이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최고 16만1500원까지 상승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국내 시장내 성장성 및 해외 진출 한계 등으로 주가는 짙은 하락세를 연출 중이다. 현재 골프존 주가는 고작 6만원대. 이 종목 역시 14일 기준 거래량은 2400주 안팎에 불과해 대표적 '소외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골프존 주식은 KB밸류포커스에 48만2700주, KB중소형포커스와 KB퇴직연금배당40에 각각 30만5000주, 20만4400주 등 순으로 담겨 있다. 이들의 수익률은 동일한 가치투자 전략을 추구하는 신영마라톤펀드 대비 뒤처진 성과를 기록 중이다. 신영마라톤펀드의 경우 저평가된 가치주에 투자하면서도 대형주를 일정 규모 편입함으로써 균형을 맞추고 있다.
◆ "시총 작은 종목 소외현상 감안, 편입 신중해야"
시장 전문가들은 각 펀드 매니저가 소신에 따라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이고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동성이 낮은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비중을 높이는 전략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자산운용사 CIO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환매시에도 모든 주식을 N분의 1로 나눠 매도함으로써 기존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환매 물량이 많을 경우 당장 팔리기 좋은 주식 위주로 대응하다보면 나중에 안팔리는 주식만 남을 수 있어 위험요인이 될 소지가 높다"고 봤다.
B운용사 리스크관리팀장도 "국내 시장의 경우 시가총액이 큰 종목 거래 등 편중이 심한 특징이 있어 펀드 환매 대응을 위한 매매시 가격 임팩트를 피할 수 없다"며 "잔존 수익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소형종목에 대한 편입률 자체도 신중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의 경우 장기투자를 기본 원칙으로 하지만 현실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기간이 1~2년 안팎임을 감안한다면 내부 통제를 활용해서라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C운용사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는 "같은 지분율 10%라도 삼성전자 주식 10%와 거래량이 적은 코스닥 종목 10%는 환매 대응에서 천지 차이"라며 "펀드 매니저의 투자철학을 존중하지만 수익률 저조가 환매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불가피한 만큼 투자판단시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