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중산층 골프수요증가+승부욕 등 호재...선발업체 경쟁 등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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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민선 기자] 골프존이 중국시장에 성큼 다가섰다. 국내 스크린골프업계 절대 강자인 골프존의 해외진출설은 그동안 끊임없이 거론돼 왔고 일부 시도도 있었다. 특히 최근 골프존과 중국 전역에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파트너의 첫 공급 계약은 향후 중국에 시뮬레이션 시스템 공급을 본격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을 한층 키우고 있다.
당장 골프존 주가의 단기 이동평균선은 입꼬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1일 16만1500원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반토막 가량 무너지던 골프존은 중국 진출 소식이 전해진 지난 16일 이후 반등하면서 10만원대에 안착했다. 20일 이동평균선도 하락세에서 우상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골프존의 주가 일봉 차트. 지난 9월 4일 저점을 찍은 뒤 반등에 성공하며 10만원대에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차트 캡쳐 =대신증권HTS |
◆ 광동성 시발점으로 중국 '안방' 점령하나
골프존은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에서 바이론애셋매니지먼트와 손을 잡고 오는 11월부터 2년간 최소 200대 규모의 골프 시뮬레이터를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1차 공략 지역은 중국의 대도시 가운데에서도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의 하나로 골프 산업이 발달된 광동성이다. 골프존은 바이론애셋매니지먼트에 자사 골프 시뮬레이터 독점 판매권을 넘기면서 중국에서 추후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에 베팅했다. 바이론애셋매니지먼트의 설립자가 애자일프로퍼티홀딩스의 지배주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만큼 이 네트워크를 통해 향후 타 지역으로 전파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체결한 중국 파트너가 광동성 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에 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향후 타 지역에 대한 전파도 기대한다"며 특히 "광동성에서 스크린 골프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다른 지역 확대는 상당히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골프존의 골프 시뮬레이터 모습. 자료=골프존 |
또한 중국인이 강한 승부욕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공략점으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서 스크린골프를 하나의 오락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했듯이 중국에서 역시 중국에서도 골프라는 스포츠에 놀이 문화를 덧입힐 경우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크린골프업계 한 관계자는 "스크린골프가 가격 경쟁력에서도 매력적이다. 수요층이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골프가 대중화된다면 계절, 시간, 장소, 날씨 등에 제약이 없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스크린골프의 수요는 당연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존업체들과의 경쟁…中 맞춤형 차별전략 必
반면 이같은 청사진이 현실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골프존보다 앞서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코트라 우한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의 스크린골프 최대 생산기업인 잉보란티엔은 지난 2012년 6월 미국의 선진기술을 도입한 스크린골프 훈련시스템 'VTRUE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출시한 뒤 성장세다. 미국 기업인 어바웃골프(About Golf)도 베이징푸르스과학유한회사를 대리상으로 두고 중국 내륙, 홍콩, 마카오, 대만 등지에 넓은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어 중국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어바웃골프는 2013년 대리 판매, 유통망, 합작판매 시스템을 통합하면서 동종업계 중 최단 시간 내 중국 전역의 판매망을 확보한 외국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같은 경쟁사들의 강세는 골프존이 이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에 힘을 싣고 있다.
또한 단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때 중국 골프 산업내 스크린골프 시장이 아직 형성조차 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만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실제 스크린 골프에 대한 중국내 관심은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중국사람들 사이에서 스크린 골프에 대한 관심도는 전무하다"며 "관련해서 들어본 적도 별로 없고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고려할 만한 상황 자체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때문에 골프존이 중국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선행 진출 사례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혜원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기획본부 PA팀 부장은 "아직까지 소득 수준이 낮고 빈부격차가 크기 때문에 스크린 골프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앞서 진출한 노래방의 사례처럼 럭셔리한 골프도구들과 시설, 서비스 등으로 사업가들의 접대용 시장으로 공략하는 등 전략을 구체화시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골프존이 해외 시장 개척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국내에서의 '성장성 고갈'이란 한계를 한층 빠르게 부각시킬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골프존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그동안 캐나다, 대만, 미국 등 골프존이 해외 진출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대부분 실패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내서 점포수를 추가 확대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기존 점포들마저 이용료 부담 등 갈등으로 이탈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 여기에 국내 골프장들과 저작권 소송에 따른 비용 지출 등을 감안할 때 업계에서는 골프존의 국내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해왔다.
골프존 관계자는 "골프가 내년 리우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중화권 선수가 상위권에 입상하게 된다면 골프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만 이에 대한 성과 예측은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가시적인 매출액 등은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