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회담…국방부 "사드 배치, 예정대로 추진 합의"
트럼프 행정부 각료 최초 방한…"대북압박·군사적 억제 강화"
[뉴스핌=이영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각료로는 처음 한국을 공식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3일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국방장관 취임 후 최초의 해외순방국인 한국에서 북한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최초의 한·미 국방장관회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국가 간 상호 방위는 팀워크를 통해 저희가 노력할 때 가장 잘 달성될 수 있다"며 "(이번 회담이) 일본과의 3자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국방장관회담은 이날 오전 9시 4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그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함께 양국 군이 어떻게 하면 한국을 방어하는 태세를 확고히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방부는 이날 열린 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오로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체계"라며 사드를 올해 중에 배치해 운용할 수 있도록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국 장관은 또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공동 평가하고 향후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와 관련해 강력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 국방부 "한미동맹, 가치와 신뢰 기반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심화 발전"
매티스 장관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국방부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력한 대한 방위공약을 지속 유지, 강화해나가기로 했으며, 앞으로도 양국관계를 공동의 가치와 신뢰에 기반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회담 결과를 소개했다.
매티스 장관은 또 "한미동맹은 상호 약속된 것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안정을 가져오는 핵심축"이라면서 "미국은 우리의 약속을 지킬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저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한국에 왔다"면서 "이는 미국이 한미동맹에 대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 프로그램 개발 등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와 역내 안정을 위해 평화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동맹국을 더 방어하기 위한 확장억제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겠다는 의지에 한치의 변화가 없다"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면 반드시 격퇴할 것이며 핵 무기 사용시 압도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북한의 위협적 수사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맞서 대한민국 국민과 우리 병력을 보호하기 매우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를 비롯한 방어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양국이 어떻게 대한민국 방어태세를 확고하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다른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며 "(한국 국방장관과)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도있게 추구하기 위한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하겠다. 우리가 함께한다면 한미동맹과 역내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이번 방한 기간 중) 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공유한 이해·가치를 통해 한층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며 "우리의 이익과 팀워크는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같은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맹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은 평화롭고 안전하고 자유로운 아태지역이 되도록 하겠다"며 "따듯하고 동등하고 상호 지원하는 한미 양국 동맹은 협력의 정신에 기반해 평화와 번영을 유지함으로써 민주주의가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회담장으로 들어가기 전 매티스 장관은 방명록에 'GREAT TO BE BACK IN R.O.K'라는 글을 남기고 "21살 소위로 용감한 나라에 방문했었는데, 다시 와서 기쁘다"는 소회도 밝혔다.
한민구 장관은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핵미사일 고도화를 과시하고 임의의 시간과 장소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국제사회를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매티스 장관의 방한으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가진다는 자체가 가장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방위 공약과 확고한 확장억제, 사드 배치 등 한미동맹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동맹의 결속력을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한 중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사진=외교부 제공> |
◆ 매티스, 윤병세 외교 만나 대북압박과 군사적 억제 강화에 동의
앞서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전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대북 압박과 군사적 억제를 강화하는 데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윤 장관과의 면담에서 "북핵·북한 문제 해결의 양대 축으로서 대북 압박 외교 및 군사적 대북 억제를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보다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윤 장관의 발언에 전적인 동의를 표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면서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두 장관은 북핵 및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을 표시했다. 외교부는 중국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있는 북한의 노골적인 핵능력 고도화 저지를 위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포함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매티스 장관은 또 북한 위협 대응에 있어 군사력 뿐 아니라 외교·경제 등의 수단을 활용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 맥락에서 외교·국방 당국자(2+2) 간 협력 방식의 유용성에 대해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면서 그것을 앞으로 계속 강화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윤 장관은 40분간 진행된 회동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급속히 고도화되고 있으며, 이는 한·미는 물론 전체 국제사회에 대한 직접 위협으로 대두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이런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확고한 대북 대응 태세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원칙과도 일맥상통함을 강조했다.
그러자 매티스 장관은 "한미 동맹이 변함없이 굳건하며(rocksolid),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며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확고한 대 한국 방위공약은 100% 신뢰할 수 있다(you can count on 100%)"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마친 후 한민구 장관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해 헌화와 참배를 함께 한 후 다음 순방국인 일본으로 떠났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