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중 높은 사무행정직 일자리 없어져
컴퓨터·수학 분야 여성 참여도 높여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의 발전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일자리가 더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세계경제포럼(WEF)이 전망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한 자동화로 경영, 컴퓨터, 수학, 건축, 엔지니어 분야에서는 일자리가 더 늘겠지만 이들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도는 비교적 낮고,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사무행정직에서는 로봇의 발달로 도리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세계경제포럼(WEF)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 |
WEF는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에서 미래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직업으로 사무행정직(470만개 감소), 제조업생산(160만개 감소), 건설채광업(49만개 감소) 등을 꼽았다.
반면 재무관리(50만개), 경영(41만개), 컴퓨터·수학(40만개), 건설공학(34만개), 판매 관련직(30만개) 등의 직종에서는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컴퓨터·수학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율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앞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액센츄어에 따르면 미국 컴퓨터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의 비중은 24%에서 10년 후에 2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84년에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여성의 비중이 37%였으나, 최근에는 절반 이하인 18%로 하락했다.
에릭 로버트 스탠포드애학교 컴퓨터공학 교수는 "지난 30년간 컴퓨터 기술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도가 저조했다"며 "취업시장 붐이 두 번에 걸쳐 이뤄질 동안 여성 컴퓨터 공학 전공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를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극화는 여성과 남성의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프랑스 투자회사 유라제오의 버진 모르곤 부사장은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여성에게 엔지니어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며 "그 결과 무의식적으로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면서 여성 스스로 관련 직종에 발을 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WEF는 "현재의 성별 교육차로 미래 여성과 남성의 일자리 격차가 발생하는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며 "각국에서도 여성의 인적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의 푸 파운데이션 응용과학기술대학은 여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한 결과 작년 신입생 중 여성의 비중이 47%를 기록, 10년 전의 32%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