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분열과 신뢰 상실 문제 '도마'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승리와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등 굵직한 사안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오는 17~20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은 보호주의와 포퓰리즘에 앵글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의 백악관 입성이 국수주의와 포퓰리즘의 승리로 평가 받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의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질서의 부상에 따른 지구촌의 분열 및 신뢰 상실이 올해 다보스 포럼의 화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래 <사진=블룸버그> |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당선자의 공식 취임으로 인해 다보스 포럼을 향한 관심이 다소 흩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향력을 가진 비즈니스 리더와 정책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스위스로 세간의 시선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포럼의 주제는 ‘호응(소통)과 책임감 있는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으로 정해졌다. 지난해 논제였던 포퓰리즘은 미국 대선과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를 통해 현실로 펼쳐진 상황.
올해 경제 석학과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미 모습을 드러낸 포퓰리즘과 국수주의에서 파생되고 있거나 앞으로 예상되는 결과 및 충격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공식 취임에 앞서 이미 자동차 업체 포드부터 가전업체 캐리어까지 주요 기업들의 해외 설비 이전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개헌안 부결로 사퇴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사진=블룸버그> |
미국 제조산업 부활과 고용 창출을 앞세워 국수주의 및 보호주의 정책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압박은 일본 도요타와 유럽의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해외 기업으로 확산된 상황.
타깃이 된 멕시코와 일본 등 주요국이 공격적인 맞대응에 나설 경우 무역전쟁과 환율전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유럽 난민 문제를 둘러싼 영국과 EU 주요국의 갈등이 역사적인 사건으로 이어진 셈.
지난 주말 테레사 메이 총리가 유럽 단일시장 잔류보다 이민법 통제에 더욱 크게 무게를 둔 브렉시트 밑그림을 제시하면서 이를 입증했다.
국민투표 이후 유럽 지도부가 연이어 영국의 단일시장 잔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데 이어 메이 영국 총리가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파운드화가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해 1% 가량 떨어졌다.
전세계가 포퓰리즘과 국수주의의 부상으로 갈라지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 10월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에서도 강하게 제기됐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 주최측과 참석자들은 보다 실용적인 솔루션을 찾는 데 중지를 모을 것으로 주요 외신은 전했다.
맨체스터 대학의 다이앤 코일 경제학 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세계화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며 “이 문제가 현 시점에 집중적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