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 등 핵심자산 처리 마무리
법원, 청산 판단 유력... 현대·SM상선 중심 시장
근해선사와 협력으로 아시아 시장 경쟁력 제고
[뉴스핌=조인영 기자]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이 이달 안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 매각이 종반부를 향해 달려가면서 한국 해운업계는 현대상선 중심으로 재편된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뉴스핌 DB> |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자산 매각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아시아·미주노선 영업망을 삼라마이더스(SM)그룹에 최종 매각했고, 롱비치터미널은 이달 안으로 미국 법원의 허가가 나오면 MSC(스위스 선사)-현대상선측에 넘어가게 된다.
이에 따라 법원은 오는 13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리는 관계인집회를 통해 한진해운의 청산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지난달 9일 설명회에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1조8000억원이나 존속가치는 없다고 밝히면서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원이 청산 명령을 내리게 되면 국내 1위,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은 설립 4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청산 업무는 최근 여의도 본사를 떠나 서울 염창동 소재 빌딩으로 옮긴 한진해운 존속법인이 이어갈 방침이다.
한진해운의 미주 영업망을 인수한 SM그룹은 별도법인인 SM상선을 통해 영업을 이어간다. 지난 5일 잔금납부를 완료했고, 준비 작업을 거쳐 오는 3월 초에 첫 출항할 계획이다. 선대 규모는 약 12척으로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보다 훨씬 적다.
반면 회생에 성공한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 동맹인 2M 가입에 이어 국내 근해선사인 장금상선, 흥아해운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유창근 사장은 지난달 말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2~3년 내에 다른 글로벌 경쟁사 보다 2~3%P의 이익률을 더 내겠다"며 5년 후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선대를 개편하고, 터미널 인수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한진해운의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을 인수한 데 이어 MSC가 인수하는 롱비치터미널 계약도 기다리고 있다.
또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근해선사와 협력해 아시아 노선을 운항하는 선박을 공유하면서 신규 시장도 개척하기로 했다. 기존 영업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국해운은 한진해운 자리를 현대상선이 대체하면서 일부를 신생회사인 SM상선이 유지하는 구조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근해선사들은 현대상선 등 원양선사와의 협력으로 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선사와의 경쟁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규모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1위 선사인 머스크는 최근 기업인수(M&A)를 통해 점유율 18.4%의 초거대선사로 부상했고, 일본 선사 3곳은 컨테이너 부문을 합병해 통합법인 출범을 준비중이다.
또한 오는 4월부터 2M+현대상선, 오션, THE 얼라이언스 등 해운동맹이 새롭게 출범하면서 운임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실장은 "그간 원양선사와 근해선사간 영업권이 분리되면서 효율성과 경쟁력 제고가 제한적이었으나 상호 협력을 강화하면서 보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면서도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