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집값 상승률 英 전국 평균치 8년만에 밑돌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런던의 주택 가격 상승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영국 전체 부동산 시장에 비해서도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의 주택 시장이 전국 집값 상승률을 하회한 것은 미국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8년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이른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런던 주택시장의 상승 열기를 꺾어 놓은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이 뭉칫돈을 베팅하는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런던 주택시장 <사진=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영국의 NBS(Nationwide Building Society)에 따르면 연초 이후 런던의 주택 가격이 3.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2%에서 대폭 후퇴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영국 부동산 시장 전체 가격 상승률은 4.5%로 런던보다 높았다.
브렉시트로 인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런던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NBS의 로버트 가드너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런던의 부동산 시장 전성기가 종료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영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주택 가격 상승 역시 또 한 차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투자자들의 런던 주택시장 투자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중국과 홍콩 투자자들의 매입 열기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조사 업체 리얼 캐피탈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전체 해외 투자자의 런던 부동산 투자가 전년 대비 55% 급감, 70억파운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투자자들의 베팅은 12억5000만파운드로 22% 줄어들었다. 연말 계약 체결이 진행중인 거래를 포함할 경우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 규모는 확인된 수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피터 맥콜 글로벌 자본시장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중국 자금이 영국 부동산 시장으로 밀물을 이루고 있다”며 “울트라 부자들부터 국영 기업까지 투자 층도 매우 다양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는 홍콩 투자자들의 런던 부동산 매입 대기 자금이 약 45억파운드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의 런던 부동산 투자는 주택뿐 아니라 상업용 건물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 캐피탈 디밸롭먼트 홀딩스가 런던 노른자위 상업용 건물을 2억파운드 이상의 가격에 사들였다.
지난달에는 영란은행(BOE)이 입주한 건물인 20무어게이트가 홍콩 투자자에게 1억5400만파운드에 매각됐다.
한편 올해 중국과 홍콩 투자자들의 영국 부동산 투자는 지난 2013년부터 본격화됐고, 이후 연평균 20억파운드의 투자를 단행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