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저우시 시범 시행, 타도시 확산 될 듯
[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이 26일부터 토지사용권이 만료된 토지에 대해 추가비용 없이 자동 만기연장을 시행한다. 이는 칭다오(青島) 등 다른 도시에서도 확대시행될 예정이다. 그 동안 논란이 된 토지사용권 문제를 일단락 지은 것이지만, 기존 부동산과의 형평성 및 재정 수입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 앞으로도 진통이 예상된다.
중국 국토자원부 <사진=바이두> |
왕광화(王廣華) 국토자원부 부부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원저우(溫州)에서 만기도래한 주택의 토지사용에 대해 연기신청이나 추가비용 납부 없이 정상적인 매매거래와 등기수속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칭다오(青島) 지난(濟南) 선전(深圳)등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
왕 부부장은 “이번 조치는 관련 법률을 정비하기 전까지 조건 없이 토지 사용을 연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전문가들은 이번 시행령이 실제로 토지사용권의 지속적인 연장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단순히 추가 비용 납부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만기연장 신청 자체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관영 통신사인 신화사(新華社)는 “이는 원저우의 작은 한걸음이지만 중국 전체적으로 획기적인 조치라고 논평해 그 동안 토지사용권 연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원저우시의 경우 자체적으로 정한 20년 만기의 주택용 토지사용기한(국가 규정은 주택용지 사용기간 70년)이 올해 만료되면서 해당 부동산 소유주들이 혼란을 겪어 왔다. 특히 지난 4월 원저우시 공무원이 만기연장을 문의한 주민에게 해당 부동산 가격의 1/3에 달하는 50만위안을 토지양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원저우시는 “납부 금액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놓은 채 시간만 끌었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토지에 대한 권리를 국가가 갖고, 개인에 ‘임대’ 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부동산 증명서는 토지의 임대권한을 증명하는 ‘토지증’과 건물의 사용권한을 증명하는 ‘방산증’으로 구분되며, 매매 양도 담보대출 등 거래에서 두 증명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 형평성 및 지방재정 문제는 해결 과제로 남아
부동산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기존 토지사용기간 차이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지방정부의 세금 조달 문제는 해결 과제로 남게 됐다.
1990년대 초 중국은 국가가 소유하던 부동산을 개인에 분양하면서 최장 토지사용기간을 ▲거주용지 70년 ▲공업용지 50년 ▲상업관광용지 50년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당시 각 지방정부들은 일부 용지의 사용기한을 20~70년 사이에서 임의로 지정해 분양했다. 각자 납부한 토지양도금 역시 토지임대 기간에 따라 차이가 났다.
20년 만기 토지사용권을 무상으로 연장한다면 이전에 30년 70년만기 토지사용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다른 하나는 지방정부의 재정수입 문제다. 앞으로 개인부동산 만기가 도래해도 토지양도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면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예상보다 세금 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15년 한해 지방정부에서 국유토지사용권으로 징수한 토지양도금은 3조2547억위안(약 560조원)에 달하는 거금이며, 2003년~2015년까지 지방정부 수입에서 토지양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9.7%에 해당한다.
한편 중국 정부는 토지양도금을 폐지하고 부동산세를 신설해 매년 일정 금액을 징수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사회과학원 역시 ‘2017년 경제청서’를 통해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부동산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기존에 기한별로 차등 납부한 토지양도금의 형평성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