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년 미국 성장 전망, 트럼프 제시안 못 미쳐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 공약에도 불구하고 별 기대감을 갖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각) 13명의 유명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CNBC 서베이에서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은 2.3%로 올해의 1.7%에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2018년 성장률 전망은 2.5%로 제시됐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확신한 경제 성장 효과에 못 미치는 전망치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 "5%대 성장률? 설마"
앞서 대규모 경기 부양 조치를 발표하며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성장률 전망이 3% 수준이지만 앞으로 5%, 심지어 6%까지 성장률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을 보인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확신에도 전문가들이 회의적 시각을 거두지 않는 데는 일단 트럼프 정책 및 그 효과에 대한 충분한 세부사항이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의 공약이 모두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먼은 “트럼프 부양 효과를 볼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우리는 신중한 입장”이라며 “감세와 지출 확대 등 적자로 굴러가는 경기 부양 프로그램에 의회가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은 앞으로 2년 동안 평균 성장률이 1.9%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 트럼프 정책 "역효과 우려해야"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책이 가져올 경기 하방 위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내세운 감세나 규제 완화가 얼핏 강력한 호재로 보이지만 금리 인상이나 달러 강세, 인플레이션이나 적자 확대 등의 반대급부를 불러올 경우 성장 효과는 그만큼 상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씨티그룹 북미경제 대표 윌리엄 리는 내년 성장에 트럼프 정책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의 역효과가 우려되며 하반기 가서는 이를 상쇄할 부양책이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018년 성장률은 2.5%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와 내년 미국 성장률 전망을 각각 1.7%와 2%로 제시하며 내년 상반기에는 지금처럼 1% 후반이나 2% 초반 성장이 예상되지만 여름 휴회 전에 세제 개혁이 통과되면 지출 계획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위험 요인은 글로벌 무역 전쟁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 해가 되는 무역 전쟁은 시작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남아 있지만 만약 공격적인 행동이 시작될 경우 이는 즉각 성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