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난이도 등에 따라 등급 경쟁 유·불리 나타나
[뉴스핌=김범준 기자]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탐구영역은 앞선 수능에서와 같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때문에 같은 만점이라도 과목에 따라 학생들의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에서 수능 가채점 결과에 대해 대화하는 학생들. 잘 본 학생과 못 본 학생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7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사회탐구 영역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두 과목은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였다.
평가원에 따르면 생활과 윤리 응시생은 16만여명이다. 전체 사탐 응시자 중 58%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이다. 사회문화 응시자 수가 뒤를 이었다.
탐구영역은 여러 과목 중 수험생이 직접 하나 내지 두 과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해 보이는 과목으로 쏠림과 어려운 과목의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번 수능에서 역시 이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반면 '경제'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6731명(2.3%)으로 가장 적었다. 경제 과목의 경우 인문계열 학생들이 다소 어렵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법과 정치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2017학년도 수능 사회탐구영역 각 과목별 표준점수 및 백분위 도표 <자료 제공=한국교육과정평가원> |
이처럼 특정 과목에 쏠림이 심하다 보니 같은 등급이어도 각각 다른 점수가 나온다. 사회탐구 영역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은 과목에 따라 63점에서 66점. 선택 인원이 몰린 생활과 윤리나 사회문화보다 경제, 법과 정치의 1등급 구분 점수가 실제 더 높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활과 윤리 최고점의 표준점수는 65점이다. 1등급 커트라인은 63점(백분위 누적상위 10.1%), 2등급 커트라인은 61점(15.1%)이다.
사회문화 최고점의 표준점수는 66점, 1등급 커트라인은 63점(9.6%), 2등급 커트라인은 62점(11.1%)으로 집계됐다.
반면 응시자 수가 가장 적지만 '소신' 선택을 받은 경제의 경우에는 최고점의 표준점수는 68점, 1등급 커트라인은 66점(6.7%), 2등급 커트라인은 64점(11.8%)으로 두 과목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통상 각 과목의 최고점은 만점을 나타내므로, 경제에서 만점을 맞은 수험생은 생활과 윤리 혹은 사회문화에서 똑같이 만점을 맞은 수험생보다 각각 3점과 2점 이득을 보게 된다는 의미다.
생활과 윤리 과목을 선택한 박모(서울 미림여고3) 양은 "무난하게 생활과 윤리에 응시했는데 괜히 선택한 것 같다. 1점이 아쉬운 상황인데 상당히 손해를 봤다"고 말하며, "(생활과 윤리에서) 만점을 맞았는데도 경제 혹은 법과 정치에서 한 문제 틀린 친구들보다 오히려 점수가 낮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생활과 윤리와 사회문화, 한국지리 등 많은 수험생들이 응시하는 '무난한' 과목의 경우 상위권의 동점자 수가 많아 자칫 '선의의 피해'를 볼 여지도 있다.
실제 사회문화 과목을 살펴보면, 1등급 커트라인 점수는 63점이며 상위 누적비율은 9.6%다. 2등급 커트라인 점수는 1등급보다 1점 부족한 62점이며 상위 누적 11.1%다. 따라서 상위권 학생이 사회문화에서 2점짜리 문제 하나를 실수해 틀렸을 경우, 바로 3등급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렇듯 등급에서 손해를 볼 경우, 수시 전형에서 최저등급 요건 달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한편 과학탐구 영역은 과목에 따라 64점에서 67점으로, 직업탐구 영역 역시 과목에 따라 66점에서 73점으로 나타났다.
과학탐구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물리1 72점, 화학1, 생명과학1, 지구과학2가 각 71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과학탐구의 경우 과목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지난해 13점에서 올해 5점으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과학탐구 과목간 난이도 격차를 상당히 해소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