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생계형車 판매도 감소…‘씁쓸한’ 베스트셀링카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자동차의 1톤(t) 트럭인 포터가 올해 베스트셀링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로 생계형 영세사업자가 이용하는 포터는 불황일수록 잘 팔린다는 ‘불황의 지표’가 되고 있다.
올해는 전체적인 차량 판매가 줄어든 탓에 포터가 ‘어부지리’로 연간 베스트셀링카 후보에 오르게 됐지만, 포터와 같은 생계형 자동차도 판매가 줄어든 것은 마찬가지여서 씁쓸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포터는 8만6977대 판매돼 올해 한국 베스트셀링카 1위가 유력하다. 포터가 연간 베스트셀링카 후보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마지막 변수는 아반떼로, 아반떼는 같은 기간 8만6005대 팔려 포터를 972대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베스트셀링카는 쏘나타가 차지했지만, 올들어 11월까지 7만4946대 판매에 그쳤다. 경기 침체를 더불어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차 SM6 등 경쟁사 공세 영향이 컸다.
현대차 전체 판매량도 감소했다. 올들어 11월까지 현대차는 국내 시장에 58만6481대 판매,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다. 이로 인해 현대차 가운데 연간 10만대를 넘기는 차종은 올해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산차 단일 차종이 연간 10만대 판매 달성을 못하는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쏘나타와 함께 아반떼가 10만대 판매를 돌파한 바 있다. 두 차종의 10만대 돌파 기록은 쏘나타는 2000~2015년 13회, 아반떼는 2007~2015년 6회일 정도로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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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1월까지 베스트셀링카 순위는 포터와 아반떼에 이어 기아차 쏘렌토,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 기아차 모닝 순이다. 포터 등 소형 상용차 판매량은 기아차 1t 트럭인 봉고가 10.3% 줄어든 5만1708대이고, 한국지엠의 다마스는 5421대로, 3.7% 감소했다. 라보도 8.1% 줄어든 4829대에 머물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포터 판매량이 많아질수록 비(非)지발적인 퇴직 및 창업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길거리에서 과일, 채소를 파는 상인 및 소규모 자영업자 대부분이 포터를 사업 목적으로 쓰고 있어서다. 그 만큼 포터 판매량은 ‘불황의 그늘’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영세자영업자들은 경기 불황에도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수는 408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3% 증가했다. 2013년 이후 2~3% 내외의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반등한 것이다.
이와 함께 2013년 1분기 이후 감소해온 남성 영세자영업자수도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증가폭은 올해 1분기 0.8%, 2분기 1.6%, 3분기 2.6%로 확대되고 있다.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비해 실업 등 비자발적인 사유에 따른 생계형 창업이 많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터 판매량이 서민들이 많이 타는 준중형차 보다 많아진다는 것은 경제 불황이 깊어진다는 방증”이라며 “포터를 비롯해 소형 상용차 판매량이 작년과 비교해도 줄어든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