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사표 제출…유럽발 시장 혼란 예고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4일(현지시각) 치러진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패배했음을 인정해 이에 따른 시장 파장이 예상된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출처:뉴시스> |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반대표를 받은 렌치 총리는 “패배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사표는 5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렌치 총리는 취임 2년 9개월 만에 사퇴하게 됐다.
앞서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개헌 반대가 57~61%로 찬성 39~43%를 월등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민투표 부결은 렌치 총리의 정치 개혁이 좌절됨을 의미하는 동시에 유럽에서의 반(反) 이민ㆍ반 세계화 정서 확산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시장 타격은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유로화, 20개월래 최저치로 추락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 소식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유로화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에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탈퇴(이탈렉시트) 움직임이 힘을 얻으면 내년 곳곳에서 대선을 앞두고 있는 유럽 전체에 균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부실채권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이탈리아 은행권도 줄도산 위기를 맞을 수 있어 시장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로화는 부결 발표 후 달러 대비 1.0506달러까지 밀리며 2015년 3월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한국시간 기준으로 5일 오전 9시13분 현재는 1.0589달러로 전장보다 0.76% 하락 중이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 |
주식시장도 이탈리아 리스크를 빠르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뉴욕증시 S&P500지수 선물(E-Mini 지수 기준)은 부결 발표 직후 0.5%가 떨어지며 뉴욕증시 하락장을 예고했다.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일본 증시도 아래를 향하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전장보다 0.41% 떨어진 수준으로 개장한 뒤 오전 9시22분 현재는 0.61% 빠진 1만8314.23엔을 기록 중이다.
한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는 소폭 오름세로,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0.09% 오른 113.64엔에 호가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