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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신형 그랜저, 자부심 갖고 ‘H마크’ 더 키워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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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人에 최적화된 한국 생산·한국 자동차…고급감 원하는 한국 소비자 꿰뚫어

[홍천(강원도) 뉴스핌=김기락 기자] #1990년대 초반, 해질 무렵 어느 날 검정색 차가 나타난다.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남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유심히 보고 또 본다. 트렁크에 붙은 글자는 ‘GRANDEUR’. 쉽게 볼 수 있는 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랜저를 보고 자란 학생들은 청년이 됐다. 드라마 ‘모래시계’에 나오는 TV속 그랜저를 보며 뭔지 모를 성공의 욕망에 불타오르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그랜저는 귀한 차였다. 연말 김장철에 아줌마들이 모여 남편이 차를 그랜저로 바꿨다고 하면 고춧가루로 범벅이 된 손으로 박수를 칠 정도였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성공의 상징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6세대 신형 그랜저는 30년 역사를 갖춘 한국 대표 차종이다. 1986년 1세대 그랜저 출시 후, 그랜저는 한국의 경제 부흥기와 IMF, 금융 위기 등 어려움을 함께 해왔다. 25일 시승한 신형 그랜저는 30년 역사와 함께 현대차의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었다.

이날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출발해 강원도 홍천을 신형 그랜저를 타고 다녀왔다. 신형 그랜저의 첫인상은 ‘생동감’이었다. 마치 사람의 눈동자를 연상시키는 헤드램프는 LED주간주행등을 적용해 살아있는 듯 보였다. 실제 자동차 주행방향에 맞춰 좌우로 비춰주기도 한다.

시승차는 가솔린 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로, 선택사양을 모두 갖춘 최고급 모델이다. 기본 차값 3870만원에 선택사양을 더하면 4355만원이다. 사전계약결과, 3.0 모델 판매 비중은 31%, 2.4 모델 판매 비중은 42%라는 게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인 류창승 이사의 설명이다.

홍천부터 신형 그랜저를 타기 시작해 강촌IC로 향했다. 굽이진 도로지만, 승차감이 물렁거리지 않았다. 과거 승차감이 너무 푹신거린다는 이유로 ‘물침대’라는 지적을 받은 그랜저가 아니었다. 준대형차로서는 탄력 넘치는 승차감과 진중한 안정감을 절묘하게 맞췄다.

신형 그랜저 주행 사진<사진=현대차>

경춘고속도로에서 서울로 향하는 길, 유난히 터널이 많다. 동시에 신형 그랜저의 주행안전성이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고속으로 터널을 들어갈 때와 밖으로 나올 때, 기존 그랜저처럼 휘청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체 강성을 높이고, 우람한 19인치 알로이휠과 미쉐린 타이어를 달았다.

속도를 더욱 높여도 차체는 가라앉은 듯 했다. 주행안전성이 높아지니 속도가 저절로 올라가는 것 같았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에 이어 스마트 기능이 추가됐다.

스마트는 운전자의 운전 성향을 학습해 엔진과 변속기, 연비 등을 최적화하는 기능이다. 가속페달을 많이 밟으면 계기반의 스마트 그래프가 빨갛게 변하고, 살살 밟으면 녹색으로 바뀐다. 빨간색은 다이내믹, 녹색은 컴포트 운전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젊은 소비자들이 호기심을 갖을만 했다.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도 거의 없었다. 일상적인 속도인 시속 80km 때와 고속주행 시에도 소음 차이가 작았다. 동승자와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정도였다. 특히, 하체에서 올라오는 타이어 소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거친 소리가 줄어든 대신 엔진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신형 그랜저를 타보니 현대차가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완전히 꿰뚫은 것 같다. 가죽시트는 제네시스 G80과 견줘도 될 정도로 품질감이 높다. 또 문이나 트렁크를 열고 닫을 때의 소리와 느낌도 분명히 고급스러워졌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고 고민한 흔적이다. 신형 그랜저의 사전계약대수가 2만8000여대에 달하는 이유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현대차는 이번에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면서 라디에이터그릴에 붙은 H엠블럼의 크기를 키웠는데, 더 커져도 되겠다. 현대차의 또 하나의 간판급 차종인 쏘나타 판매를 더욱 걱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신형 그랜저 판매 가격은 3055만~3870만원. 소비자들은 이 가격대의 속한 국산 준대형차와 중형차, 수입차 등의 경쟁력을 다시한번 꼼꼼히 따져보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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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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