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금리인상, 미 기업 수익성 저하로 이어져
[뉴스핌=김지완 기자] 이른바 '트럼프 탠트럼(Trump tantrum·트럼프 발작)'은 곧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신흥국의 높은 경제성장률 ▲금리 격차 ▲달러강세·금리인상으로 미국 기업의 수익성 저하 등이 이유다.
트럼프 탠트럼이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신흥국 금융시장에 나타나는 긴축 발작을 말한다. 트럼프가 강조한 보호무역주의와 재정적자 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로 미국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자, 신흥국에 투자했던 외국 자금이 미국 증시로 빠져나갔다. 이로인해 신흥국의 금리가 치솟고 있다.
23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 10일부터 16일까지 선진국 주식펀드로는 329억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신흥국 주식 펀드에선 54억달러, 채권 펀드에선 선진국, 신흥국 모두 합해 181억달러가 이탈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트럼프 당선 후 22일까지 외국인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각각 7000억원, 1조1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신흥국 자금이탈이 가속화한 것이다. 또 글로벌 채권금리 급등으로 채권 매도세가 강화됐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미국 대선일인 8일(현지시각) 연 1.88%였지만, 22일엔 연 2.31%로 급등했다.
◆ "내년까지 선진국-신흥국 성장률갭(GAP) 확대 전망...신흥국 투자수익률 우위"
금리급등·달러강세 기조에도 향후 신흥국에서의 자금유출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와 달리 신흥국의 GDP성장률이 선진국을 앞지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내년 신흥국의 세계경제 성장기여도는 4.6%p로 선진국의 1.8%p를 앞선다. IMF가 지난 10월 발표한 올해 신흥국과 선진국 성장률을 각각 4.1%, 1.8%였다.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본부장(CIO)은 “지난 4년 반동안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줄어들던 성장률 격차가 올해 하반기부터 확대되기 시작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머징 성장률이 재검토될 상황이 아니라면 시장은 펀더멘탈에 입각해 접근한다면 2013년 테이퍼링 때처럼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내에서도 아시아지역은 차별화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 본부장은 ”최근의 통화·금리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아시아 신흥국은 경상·무역수지 가장 건재한 지역으로 꼽힌다“면서 ”남미·동유럽과 달리 재정정책 사용 여력과 외부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달러보유고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는 2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신흥국 채권시장 약세는 투자심리 변화에 의해서 발생됐다”면서 “대부분 신흥국들의 경제 펀더멘탈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시경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차, 달러강세 제한전망, 느린 금리인상 기조 바뀔 가능성 제한
신흥국과 선진국의 금리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도 자금이동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주요 선진국들은 미국과 금리차가 크지 않아 미국 금리인상에 맞춰 자국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반면 신흥국은 현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여력이 있어 2017년 글로벌 채권자금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달러화 가치가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은 통화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달러 강세와 양립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기대심리로 동시에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달러인덱스 100~101, 10년물 국고채 금리 2.5%가 트럼프 현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대한계치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GDP내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한계에 도달한 만큼, 글로벌기업이 주를 이루는 미국기업의 특성상 수출 증가가 가장 확실한 경기부양책”이라며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달러강세가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구조상 미국내 S&P 상장기업의 매출성장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때 가능하다. 최근 블룸버그는 "올해 GDP대비 미국 수출비중은 13%로 역사상 최고수준이며, 해외매출의 55%는 이머징에서 발생했다"면서 "특히,해외 매출비중이 높은 에너지, 소재, 산업재 산업이 미국내 총생산의 40%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역사상 가장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된다는 점도 산흥국 우세를 점치는 이유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글로벌자산배분팀 이사는“12월 FOMC에서 향후 금리인상 빈도를 높인다는 발표가 있어야 신흥국 자금이탈이 계속 될 것"이라며 "그 근거가 되는 경제 펀더멘털이 지난 3개월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물 미국국채금리는 최대 2.5%에서 제한될 것”이라며 “고수익 채권과 미국 하이일드 펀드는 지금이 투자적기”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