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 성적서, 고객사‧공공기관에 전달…연 25만t 중국산 퇴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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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동부제철이 국내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역수입 중국산 컬러강판에 대한 견제에 나선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최근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컬러강판들에 대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 그 결과를 고객사 등에 전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역수입 제품이 해마다 늘어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업계에선 원가 절감이 한계에 달한 동부제철이 사실상 최후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미국으로부터 주력제품인 도금 강판에 대해 11.9%의 관세 마진을 부과받은 것과 관련, 국내 판매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역수입한 컬러강판이 국내 시장을 잠식해 단순히 이익 차원을 넘어 시장 질서를 깨뜨리고 있다"며 "향후 중국산이 더 많이 들어올 여지를 막기 위해 특정 철강사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 기술연구소에서 진행한 이번 테스트는 수입한 컬러강판을 용도에 맞게 1차 가공하면서 변형되는 물성(단기 물성)을 평가한 것으로, 대상제품 중 70%에서 갈라짐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제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도료 부착량이나 도금량을 기준치보다 15~20% 줄여, 품질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특히 수입 컬러강판 중 상당량을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이 들여오고 있다는 점이 문제되고 있다.
방화문 및 건축 내외장재로 널리 사용되는 컬러강판은, 연간 120만t 규모로 이중 중국산 점유율은 25만t(18%)이다. 이는 포스코강판이나 동부제철 등 중위권 기업들과 비슷한 수치로, 그만큼 국내 기업들은 중국산 컬러강판 동향에 민감하다.
동국제강은 중국 강음에 설립한 연산 50만t 규모 컬러강판 공장에서, 세아제강은 무역상들을 통해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공장 가동률 저하를 한국 수출로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올해는 그 물량이 어마어마해 국내 기업들이 크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국제강과 세아제강 등 관련기업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컬러강판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중국산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데 특정기업을 지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타사에서 수입한 제품을 시험하면 문제가 더 커져 일단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철강협회 관계자는 "좀 더 명확한 기준과 시험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저급 부적합 강재 사용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은 물론 철강산업 전반에 미흡하거나 불합리한 제도를 찾아내 개선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