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즉시 탄핵".. 논의 본격화 예고
[뉴스핌=송의준 기자] 검찰이 20일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의혹의 공모관계로 적시하면서 정치권에서 박 대통령 탄핵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검찰이 공모를 인정해 박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이 되면서 여론이 더 악화하고 하야나 탄핵요구가 더 빗발칠 수밖에 없어 최근 ‘강공 모드’로 전환하던 청와대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검찰은 이날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건에서 상당부분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구속기소한 최순실·안종범·정호성 공소장에서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설립을 기획하고 대기업들에 자금 출연을 직접 요구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포함되면서 박 대통령이 이 사건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봤다.
특히, 박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단독 면담 후 안 전 수석에게 ‘롯데그룹이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검찰의 공소 내용대로라면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박근혜 게이트’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고 불러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검찰은 헌법 84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으로 기소는 불가능하지만,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의지다. 박 대통령은 이제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로 전환돼 검찰수사를 받게 된다.
19일 오후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하는 4차 '2016 민중 총궐기 대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렇게 불소추특권 때문에 박 대통령에 대해 당장 기소는 불가능하지만, 헌법을 수호해야하는 대통령이 이를 명백히 어기고도 헌법상 권리 뒤에 숨어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보다 헌법을 가장 준수해야 할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한 상황에서 국민에게 이를 지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미 청와대가 국정운영 주도권을 상실한 상황이지만, 검찰 공소장 내용에 따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장 검찰 공소가 발표되자 문재인, 안철수, 안희정, 이재명 등 야권 대권주자 8명은 이날 ‘비상시국정치회의’를 열어 “박 대통령의 범죄사실이 명백하고 중대해 탄핵 사유가 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국민적 퇴진 운동과 병행해 탄핵 추진을 논의해 줄 것을 야3당과 국회에 요청한다"
새누리당 비주류도 비상시국위원회를 열고 "국회가 탄핵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정진석 원내대표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두 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면 헌법에 규정된 만큼 책임 있는 논의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한광옥 비서실장과 참모진 전원이 출근해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며, 오후엔 정연국 대변인이 검찰의 공소내용에 대해 "객관적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으로 거듭된 사상누각"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서울에서만 100만명이 넘는 촛불집회가 열린 것에 이어 19일에도 전국에서 100만명이 운집하며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한 상황에서 이날 검찰 공소는 이런 민심에 불을 더 지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