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가전, 북미·유럽서 수요 높아
현지 브랜드 진입장벽은 과제
[뉴스핌=김겨레 기자] 가전업계가 '빌트인(붙박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빌트인 가전은 선진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 해외 시장 공략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최근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를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GFK와 컨설팅업체 맥킨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빌트인 가전 시장은 북미 4조7000억원·유럽 20조3000억원·한국 7900억원 규모다.
데이코 빌트인 가전제품이 주방 가구에 설치된 모습 <사진=삼성전자> |
빌트인 가전은 붙박이로 사용해 일반 제품보다 발열과 통풍 기능이 중요하고, 면적은 덜 차지하면서도 기능은 기존 제품과 비슷하도록 만들어야해 수준 높은 기술을 요한다. 또, 튀어나오거나 남는 공간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 핵심이다.
LG전자는 미국에서 'LG스튜디오'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론칭해 각각 일반 빌트인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미국의 유명 실내 인테리어 디자이너 '네이트 버거스'에게 디자인을 의뢰한 'LG스튜디오 블랙 스테인리스 스틸 시리즈'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빌트인 매출을 전년보다 2배 이상 늘려 자신감을 갖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빌트인 가전에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추가해 30~40대 소비자를 잡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6'에서 기존 '셰프컬렉션 빌트인'과 함께 '블랙 라인', '컨템포러리 라인' 등 디자인을 달리한 3종의 빌트인 제품군을 선보였다.
아울러 지난 9월 인수한 북미 고급 가전업체 '데이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브랜드 이름을 그대로 살려 약 2000만원대의 럭셔리 빌트인 가전 패키지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유럽에서도 데이코 브랜드를 쓸 예정이지만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어 뒀다.
다만 유럽과 미국 현지 기업들의 진입장벽도 만만찮다. 독일의 밀레와 보쉬,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미국의 월풀 등이 대표적인 빌트인 '강자'다. 빌트인 시장은 이들 유명업체를 중심으로 큰 변화 없이 시장이 유지됐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인테리어나 건설업체 등 기업간 거래(B2B)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빌트인 가전 시장이 경직돼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제품 발전 속도는 더뎠기 때문에 첨단 가전 기술로 시장 판도를 바꿔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