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회의서 통화정책 방향 밝힐 것"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현재 월 800억 유로 규모로 시행하고 있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종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불거졌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드라기 총재는 이와 관련한 정책 방향을 오는 12월 회의에서 밝힐 예정이다.
드라기 총재는 20일(현지시각)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정책변경을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12월 회의에서 향후 ECB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근원 물가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필요하면 ECB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도 확인했다.
이날 회의에서 ECB 집행위원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논의했다고 전한 드라기 총재는 테이퍼링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통화정책이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면서도 "갑작스럽게 자산매입프로그램을 종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 회복세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외의 부진한 수요가 이를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위험은 하방으로 쏠려있다"면서 "유럽의 재정 기조는 2017년까지 대체로 중립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향후 2~3개월간 확대될 것으로 보고 2017~2018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인 재융자금리를 0.00%에서 동결했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자금을 맡길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마이너스(-) 0.40%, 0.25%로 유지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후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25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1% 떨어진 1.094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