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성장 회복 취약…드라기 "출구 전략 논의한 적 없다" 반복할 듯
[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20일 저녁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의 점진적 축소)를 실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투자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ECB가 기존의 완화책을 거의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테이퍼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애버딘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시 채권 매니저는 "ECB의 통화정책은 어느 때보다 완화적이지만, 유로존의 성장 회복은 아직 취약한 수준"이라며 "ECB가 완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중앙은행가들은 통화정책 효과가 줄어드는 데다 ECB의 경기부양 실탄이 소진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이 더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CB의 테이퍼링 시작 시점에 대한 관측이 많기 때문에 드라기 총재가 관련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그는 아마 언급하길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기 총재가 어느 식으로든 (테이퍼링에 대한) 신호를 보낸다면, 투자자들은 이를 시장 가격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최근의 채권시장 금리 인상을 중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드니스 드부셰레는 최근 투자 노트에서 "드라기 총재가 투자자들 예상보다 완화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부셰레는 "최근 ECB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높았기 때문에, 드라기가 완화적 발언을 할 경우 위험자산 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뉴욕 증시에서) 금융주는 유틸리티주나 필수소비재보다 수익률이 부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아이안 린젠은 드라기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도 "노 코멘트"와 비슷한 답변을 듣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안 린젠은 "ECB는 연말까지 결정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며 "ECB는 당장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긴급함이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ECB는 최근에 있었던 테이퍼링 관련 예상(컨센서스)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며 "드라기 역시 '우리는 아직 출구 전략을 논의한 적이 없다'는 언급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