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등 4개월째 이견…21일 협상 실패 시 재파업 검토, 정부도 강경 대응
[뉴스핌=김기락 기자] 기아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 교섭이 21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노사가 이주 들어 올해 임단협을 집중 교섭하고 있는데, 이날까지 교섭 결과가 타결 또는 파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6만9000원 인상, 일시·성과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30주 지급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현대차 수준의 임금인상안을 노조에 제시한 것이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주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일시·성과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에 협상을 마쳤다. 기아차 노사는 이번주 집중 교섭을 완료,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것이란 큰 틀의 그림은 공감하고 있다.
기아차 임단협이 난항을 겪는 가장 큰 요인은 현대차 임협 대비 통상임금이라는 복잡한 현안 때문이다.
통상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고정적·일률적·정기적으로 지급하는 기본급과 특수업무수당, 명절휴가비 등 임금 일체다. 이를 바탕으로 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 연차휴가수당, 퇴직금을 산정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17일 노사 첫 상견례 후 최종 타결하는 데 5개월이 걸렸다. 기아차 노사는 6월 23일 첫 상견례 후, 4개월이 다 되가도록 통상임금에 대해선 이견이 뚜렷한 상황이다.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사진=기아차> |
기아차 노조는 현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연 750%에 이르는 상여금에 통상임금을 포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기아차 노조가 지난 2011년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올해 임단협의 핵심 쟁점인 통상임금 요구를 사측이 들어줄 경우, 야근수당 등 임금이 늘어나게 돼 경영상 추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통상임금 소송에 대한 판결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 수준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했는데도 불구, 통상임금 문제가 걸려 있어 기아차의 교섭이 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환경미화원이 용인시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위생수당, 휴가비, 급식비 등을 통상임금으로 판결했다. 또 서울고등법원도 지난 7월 한진중공업 근로자들이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소송에서 대법원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7월 첫 부분파업을 시작해 이달 들어서도 21차례 파업하며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사측 추산, 8만5000대 생산 차질을 빚었다. 금액으로는 1조7000억원 규모다. 노조는 21일까지 사측의 추가 제시안이 없을 경우, 재파업을 검토할 방침이다.
올들어 9월까지 기아차 국내생산과 국내생산 수출분은 111만96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어들었다. 이달 파업분을 더하면 감소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기아차 노조가 이미 현대차 파업일수(24일) 만큼, 파업을 해온 탓에 무리수를 두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역시 파업 만큼은 모든 권한과 제도를 총동원, 강경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기아차 임단협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