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전사 파업中
[뉴스핌=김기락 기자] 늘어지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에 따라 그룹 계열사인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파업도 덩달아 늘어지고 있다.
30일 현대차와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노조는 ‘16년 단체교섭 보고대회’를 열고, 파업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지난달 부결된 임금단체협상에 대해 27일과 28일 양일간 교섭했으나 연속으로 불발, 교섭이 10월로 넘어가게 됐다.
이날 12시간 파업에 들어간 노조는 쟁의대책위 속보를 통해 “5만 조합원의 힘으로 노동조합 위상을 바로 세워 기만적인 사측의 노동조합 파괴 음모 박살내고 강력한 현장권력 복원하여 16년 임투 승리하자”고 밝혔다.
노조는 “이제는 노동조합 쟁의전술에 따라 더욱 일사분란한 모습을 보이며 강고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며 사측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또 파업 지속 시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불통 박근혜 정권 긴급조정권 개수작 마라”면서 “긴급조정권 보다 더 극한 상황에 처한다 해도 노동조합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굳건히 투쟁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내달 4일 14차 중앙쟁위대책위원회를 열어 사측의 임단협 추가 제시안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금인상 등 추가제시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최근 교섭 자리에서 “회사 마지막 입장을 전달했다. 임금 대폭 인상 없다. 언제까지 단체교섭을 이 상태로 유지할 수 없다”면서 “노측이 결단을 전제하지 않으면 회사 최종 제시안을 제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안을 도출했으나 3일 후 이어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사측은 기본급을 7만원 수준으로 올린 추가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협상을 거부했다. 이번주만 해도 26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후 5일 연속 파업이 반복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23차례 파업을 진행한 데 따른 생산차질 규모는 12만6000여대에 매출손실은 2조800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인 3조1000억원과 맞먹는다. 또 1차 협력업체 380개사는 1조3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고, 수출 차질도 13억 달러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사진=현대차> |
현대차 노조가 파업 강도를 높이면서,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도 파업에 나서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주 파업에 이어 26일과 28일 각각 4시간 파업했으며 30일에도 8시간 파업에 나섰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는 모듈(부품 덩어리) 공장에서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소재한 울산, 아산, 광주, 화성 등의 현대모비스 모듈 공장이 현대차와 기아차 파업에 맞춰 파업하는 것이다. 다만, 진천 등 현대모비스 단품 공장은 파업하지 않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산하의 모비스위원회다. 현대차 노조에 속한 구조다. 때문에 현대모비스의 파업 일정도 현대차 수준이다.
단적으로, 지난 26일 울산과 아산의 현대모비스 공장은 현대차와 함께 전면파업했으며 이후 부분파업을 거쳐 30일에도 상시 주간조를 비롯해 모듈 1조와 모듈 2조, 일반사무직까지 각각 6시간 파업이 예정돼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보통 현대차 임단협이 타결되면 현대모비스도 타결돼왔다”며 “현재 단품 공장은 파업하지 않고 있지만 모듈 공장은 파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중소기업 등 사회 곳곳에서는 현대차 파업 지속 시 노사 협의를 강제로 중재하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거나 불매 운동 등을 검토하는 등 현대차 노조에 대해 초강수를 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