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여신 '눈덩이' 신용 사이클 하강 시 위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상위 200개 기업의 과도한 부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은행권이 1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확충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 심각한 부채 문제를 떠안은 중국 주요 기업의 상황이 내년에도 개선되기 어려운 실정이며,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레버리지와 과잉 설비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위안화 <출처=AP/뉴시스> |
12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은행권 부실 여신이 위험 수위에 달했고, 상승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대규모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이 과도한 신용 확장으로 인해 앞으로 3년 이내 중국이 금융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잿빛 전망이 제기된 셈이다.
중국의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50%에 달한다. 이는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로, 과도한 부채가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S&P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200개 기업 가운데 70% 가량이 국영 기업에 해당하며, 이들의 부채 규모가 2조8000억달러로 9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S&P는 아울러 중국 은행권의 부실 여신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5.6%에 달한 것으로 판단했다. 신용 사이클이 하강 기류로 접어들 경우 수치는 11~17%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경고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은행권이 2020년까지 1조7000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S&P는 주장했다.
또 시스템 측면의 위기가 번지지 않는다 가정하더라도 은행권은 5000억달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2005년 은행권 부실 여신 해소를 위해 6000억달러의 자본이 동원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S&P의 추정은 업계를 긴장하게 하는 수치다.
S&P는 중국 정부가 앞으로 12~18개월에 걸쳐 신용 확장을 용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1~2년 이내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주요 기업들의 부채가 18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부채 규모가 GDP의 169%에 달한 상황에 신용 확장이 지속될 수는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중국 은행권의 부실 여신이 15~3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은 이에 따른 리스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출자전환 등을 통한 해결에 나서지 않을 경우 결국 은행권이 대규모 여신을 탕감해야 하며, 이로 인해 천문학적인 자본 결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