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린, 케미컬탱커선 공동투자…흥아해운 등도 추가 도입 논의
동남아 화학제품시장 성장세.."공격투자로 최대 실적 잇는다"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중소 해운사들이 '황금알'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노선에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케미컬탱커선)을 잇따라 투입하고 있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하나마린은 최근 3500DWT급 케미컬탱커선을 2기 이상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고려해운 등을 포함해 2~3개 해운사들과 공동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중고선박을 인수한 뒤 동남아시아 시장에 투입하는 방안이 유력한데,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케미컬탱커선도 인수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흥아해운이나 장금상선 등이 동남아에 케미컬탱커선을 띄우면서 상당한 수익을 냈다"며 "다른 중소 해운사들도 뒤 따라 이 노선에 진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자금이 풍부하지 않아 다른 기업과 함께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미컬탱커선은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제품을 운송하는 선박으로, 대당 구매가격이 약 4000만 달러에 이르는 고부가 선박이다.
케미컬탱커선은 컨테이너선과 달리 항만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파이프라인을 통해 제품을 고객사에게 전달하는 만큼 고정비가 적게 들어간다. 즉 운임하락에 따른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셈이다.
중소 해운사들이 '황금알'로 주목하고 있는 동남아시아는 역내 수요뿐만 아니라 주변의 중국·인도 등 주요 시장과 근접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포스트 차이나-동남아시아 석유화학시장 진단'에 따르면 동남아시아는, 각국 정부의 정책적인 석유화학산업 육성 노력 등에 힘입어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2015년 수출물량이 2008년 대비 1.5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흥아해운, 장금산업 등 중소 해운사들은 지난해 사업차별화 전략으로 케미컬탱커선을 동남아 노선에 대거 투입, 2006년 이후 거의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해당기업들은 올 초 케미컬탱커선을 새롭게 도입한 데 이어, 연말에도 추가로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로 석유화학 기업들이 고가제품 생산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윤활유 등 스페셜 카고 유치를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며 "컨테이너는 한진해운 사태의 반사효과 물동량 증가에도 경쟁이 워낙 치열한 상태라 운임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 사업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중소 해운사들이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수혜를 크게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공동운항 노선을 단독으로 운항하게 됨은 물론, 한진해운의 저가운임 전략에 따라 떨어진 아시아노선의 운임이 다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 약세로 상반기 중소 해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 했다"며 "그러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운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