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출신 금통위원이 3명, 보이지 않는 손 작용"
[뉴스핌=허정인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통화정책이 정부의 입김에 후행한다는 점, 대거 교체된 금융통화위원들이 국책 연구기관인 KDI 출신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4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재위 한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정부의 압박이 한발 앞서고 한은이 통화 완화정책으로 그 뒤를 따랐다는 주장이다. 한은은 2014년 이주열 총재의 취임 이후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25% 수준까지 낮췄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금리정책 시그널이 인상에서 인하로 바뀐 시점이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등장과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면서 “이 총재는 세월호 참사 이후인 5월까지도 ‘방향은 인상’이라더니 6월 들어 ‘인상 시그널이 아니었다’고 말을 주워 담았다”고 말했다.
'경제할배'로 불리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한은이 저금리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순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통위원들의 출신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통위원은 올 4월에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총 6인의 위원 중 4인이 한꺼번에 교체됐다. 추천기관은 각기 다르지만 4명 중 조동철·신인석·함준호 위원이 KDI 출신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저도 KDI 출신이에요”라며 “독자적인 5개 기관이 추천하면서 어떻게 KDI출신 3명이 오느냐”고 따졌다. 이 의원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총재는 만장일치로 금리가 결정되는 것에 대해 “오해되는 면이 있지만 이 자리에서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다”면서 “4명의 금통위원들은 6개월째 같이 일하고 있는데 추천기관에 연연하지 않고 거시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한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