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리스크에 주식-채권 일제히 '팔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이른바 중앙은행 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 지난주 주식펀드와 채권펀드에서 동시에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상 기대가 지극히 낮지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얘기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11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유출은 3주만에 처음 발생했다.
미국 주식펀드에서 17억달러의 자금이 이탈했고, 유럽 주식펀드 역시 25억달러가 유출됐다. 이에 따라 유럽 주식펀드는 32주 연속 ‘팔자’를 기록했다.
채권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주 간 전반적인 자금 유출 규모가 6억달러로 집계된 가운데 정크본드 관련 펀드에서 3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일드 본드에 집중하는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은 6주만에 처음이다.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확대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데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크게 고조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일드커브가 가파르게 뜬 데다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컴퓨터 모델에 의존하는 소위 퀀트 펀드에서 대규모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도 한풀 꺾였다. 관련 펀드로 11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지만 규모가 7억달러에 그쳤다. 신흥국 채권 펀드의 자금 유입 역시 1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BofA는 전반적인 투자 심리의 위축이 뚜렷한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자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주식펀드로 25억달러의 자금이 유입, 지난 1월 이후 최대 규모의 ‘사자’가 발생한 것이 이를 반영하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골드만 삭스는 주식과 채권 모두 단기 전망이 흐리다고 밝히고, 투자자들에게 현금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골드만 삭스는 채권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떨어뜨렸다. 주식과 관련해서는 미국 S&P500 지수와 유럽의 스톡스 600 지수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한 한편 아시아 주식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