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관련 폐쇄형 펀드 투자했다가 낭패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한진해운 파산과 글로벌 해운 업계의 혼란에 의사와 변호사를 필두로 독일 고소득층이 울상을 짓고 있다.
관련 섹터의 투자에 집중하는 폐쇄형 펀드 상품에 투자했다가 속수무책 눈덩이 손실을 떠안게 된 것.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고객들의 자금 상환 요청과 항의가 빗발칠 것이라는 우려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컨테이너선 <출처=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해운업 관련 펀드의 독일 비중이 29%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세계 최고치에 해당한다.
독일 은행권과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수년간 고객들을 대상으로 컨테이너선사를 포함한 해운업계에 투자하는 폐쇄형 펀드를 대량 판매했다.
고객 중 상당수는의사와 변호사 등 고소득층 개인 투자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1800여개에 달하는 이른바 KG 펀드로 수십 만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뭉칫돈을 베팅했다.
독일 폐쇄형 펀드 협회인 BSI 측은 지난해 해운 섹터 관련 펀드의 투자액이 17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파산 사태와 그 밖에 관련 기업들의 경영 악화 및 자산 가치 급감으로 인해 해당 펀드에서 작지 않은 손실이 발생했다.
리서치 업체 도이체 펀드리서치에 따르면 펀드가 보유한 2200척의 컨테이너선 가운데 약 20%가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마르셀 보드리히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컨테이너선의 긴급 매각과 파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권과 자산운용업계의 신규 펀드 투자 역시 마비된 상태”라고 전했다.
해당 펀드의 수익률은 컨테이너선의 운임을 근간으로 창출된다. 업계 운임을 나타내는 클라크씨 지수에 따르면 2008년 5월 하루 4만7244달러에 달했던 수입이 1년 사이 9926달러로 폭락했고, 지난달에는 7500달러까지 밀렸다.
펀드 가치 역시 동반 급락했다. 일례로, 지난 2007년 선보인 로이드 펀드의 쉽 포틑폴리오 III는 3척의 컨테이너선에 투자, 만기를 맞는 2025년까지 229%에 달하는 수익률을 목표로 판매됐다. 하지만 펀드의 주가는 95% 폭락한 상황이다.
그 밖에 펀드도 마찬가지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폐쇄형 선박 펀드를 판매했던 사업 부문을 청산하는 실정이고, 중간 배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펀드가 부지기수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