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한송 기자]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소형사 증권사들이 최근 뛰어든 크라우드펀딩 시장. 지난 1월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열린 가운데 IBK투자증권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펀딩에 성공하며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 중개사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문화 콘텐츠가 플랫폼을 알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그만큼 위험요인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돌풍, 높아진 관심도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영화 인천상륙작전 펀딩 결과 총 314명이 참여해 5억8000만원을 모집했다. 지난 21일 기준 인천상륙작전의 관객수가 676만명이니 현재 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15.6%의 수익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표=인천상륙작전 관객수에 따른 수익금 예시 <자료=IBK투자증권> |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스타트업 기업의 보통주 혹은 상환전환우선주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영화나 뮤지컬 등에 공모사채 형태로 투자하는 방식 등이 있다. 앞선 경우 해당 기업의 주주로 펀딩에 참여해 기업이 기업공개(IPO)할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투자회수 기간이 다소 긴 편. 단 문화콘텐츠의 경우 티켓판매율, 관람객 수 등의 정산수익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투자기간이 6개월~1년 정도로 다소 짧다.
전형덕 KTB투자증권 스타트업 금융팀장은 "영화콘텐츠의 경우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바로 본인의 수익률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들로선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영화 배급사를 통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중개업자 입장에선 플랫폼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출신 중개사들은 영화 콘텐츠에 대해 여전히 신중하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동록된 온라인펀딩중개업자는 총 13곳. 이 가운데 증권사는 키움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KT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6곳이다. 하지만 현재 영화 콘텐츠에 대한 펀딩을 진행 중인 곳은 없다.
◇ "손실에 대한 평판리스크 낮은 수익 등 단점"
영화 콘텐츠에 대한 펀딩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인 곳은 전업 중개사인 와디즈로 현재 '환절기'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앞서 와디즈는 '사냥'과 '덕혜옹주', '올레'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증권회사의 경우 IBK투자증권이 인천상륙작전을 진행한 것이 전부다. KTB투자증권 등을 포함한 일부 증권사가 영화사의 펀딩 제안을 받기도 했으나 가능성 및 적절한 시점을 두고 신중한 입장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익참가부 사채는 관람객 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손실이나는 구조로 채권인데도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손실가능성에 대해 고지를 하기도 했고,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가 집접 찾아오는 구조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위험성도 없지만 증권사가 펀딩에 실패했다고 하면 평판 리스크가 훼손될 수 있어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와디즈의 경우 영화 '사냥' 펀딩에 성공(모집율 111%)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넘는데 실패하며 투자자들이 70%에 달하는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전업 중개사와는 달리 금융투자회사는 본업인 증권업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원금손실 등 투자수익률 부분에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전업 중개사의 경우 펀딩에 실패하더라도 크라우드펀딩 업계에서만 얘기가 돌겠지만 증권사는 그렇지 않다"며 "이를 허점으로 노리는 일부 회사도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크라우드펀딩 자체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적다는 점도 단기 프로젝트로 그치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낮추는 요인이다. 중개업자의 경우 모집금액의 80% 이상을 청약에 성공했을 때 해당 금액의 5~7% 가량을 중개수수료로 얻는다. 5억 8000만원을 모집한 인천상륙작전의 중개수수료를 5%로 가정할 경우 중개업자가 얻는 수익은 2900만원 수준.
앞선 관계자는 "대작 영화들은 투자자들이 줄을 서있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에서 들어가기 쉽지않고 그렇지 않은 영화들은 투자자를 모으기가 어렵다"며 "증권사 입장에서 스타트업 기업은 한번 관계를 맺으면 성장 과정에서 기업공개 등 후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딜이 많지만 문화콘텐츠는 단발로 끝날 우려가 높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